제주 습지에 콘크리트? 서귀포시 매립 논란

2026-06-15 23:05

 제주 서귀포시 화순 연안의 생태 습지가 반려동물 전용 수영장 조성을 위해 콘크리트로 매립되면서 지역 사회에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제주녹색당을 비롯한 지역 정당과 환경 단체들은 15일 서귀포시청 앞에서 연달아 기자회견과 성명을 발표하며 자연의 보고를 훼손한 행정 당국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생태적 가치가 높은 연안 습지에 콘크리트를 부어 메운 행위를 '위선적 환경 파괴'로 규정하고, 훼손된 현장의 즉각적인 원상복구를 촉구하고 나섰다.

 

논란이 된 화순 연안 습지는 제주도가 공식적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21개 연안 습지 중 하나로, 용천수가 흘러드는 독특한 생태계를 유지해 온 곳이다. 과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곳은 은어와 뱀장어 등 수많은 담수 어류가 서식하는 생물 다양성의 산실로 확인된 바 있다. 특히 환경부 지정 법정보호종인 기수갈고둥의 서식이 확인된 해양생태도 1등급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행정 당국이 이용자 편의만을 고려해 무리한 토목 공사를 강행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시민 사회는 습지가 가진 탄소 흡수와 수질 정화 등 핵심적인 생태적 기능을 무시한 채 공론화 과정도 없이 공사를 진행한 점을 문제 삼았다. 수백 년간 주민들이 공유해 온 용천수 공간이 반려동물 특화 해수욕장이라는 명목하에 특정 용도로 전용되면서 생태계가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었다는 주장이다. 환경 단체들은 공사 추진 경위와 환경 영향 검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며, 책임자 처벌과 함께 대대적인 복원 대책 마련을 강력히 압박하고 있다.

 

반면 서귀포시는 이번 사업이 마을회의 건의를 수렴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진행된 정비 사업이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환경 단체가 제시한 해양생태도 자료가 현재의 현황과 차이가 있으며, 1등급 지역이라 하더라도 법적으로 행위 자체가 제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한 신규 시설 설치가 아닌 기존 인공 수로를 정비하는 과정이었으며, 보호종 서식이 추정되는 하류 구간은 공사 대상에서 제외해 원형을 보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귀포시는 아이들과 반려동물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바닥면 일부를 콘크리트로 포장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덧붙였다. 토사 퇴적과 갈대의 무분별한 번식을 막기 위한 조치였으며, 현재는 콘크리트 위로 다시 물길이 연결되어 기능상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해당 사업은 총 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화순리 공유수면 일대에 반려견 물놀이장과 놀이터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

 

하지만 행정 당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환경 훼손에 대한 도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멸종위기종의 서식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콘크리트를 타설한 행위 자체가 제주의 자연 가치를 훼손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환경 단체들은 서귀포시의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공사 중단과 원상복구가 이뤄질 때까지 단체 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혀, 반려동물 시설 조성을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장례지도사 출신 신재은, 죽음의 순환 노래

반재하, 허수인 3인의 개인전을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순차적으로 개최한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2008년부터 이어온 신진 예술가 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선정된 작가들에게 전시 비용과 인프라를 지원해 창작 세계를 확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자리다.가장 먼저 관객을 만나는 신재은 작가는 장례지도사라는 독특한 이력을 바탕으로 죽음의 본질을 탐구한다. 오는 15일부터 영등포구 Hall1에서 열리는 'GAIA-피식의 서'는 작가가 8년간 천착해온 시리즈의 완결판이다. 작가는 시신을 다뤘던 경험을 예술적 언어로 치환해 인간 역시 자연의 거대한 순환 고리 안에서 분해되고 먹히는 존재임을 역설한다. 특히 관람객이 식용 종이에 글을 써서 직접 삼키는 퍼포먼스는 죽음과 삶의 경계를 몸소 체험하게 하는 파격적인 시도로 기대를 모은다.이어지는 반재하 작가의 전시는 분단국가라는 한국 사회의 특수한 상황을 이미지와 데이터의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19일부터 종로구 NC문화재단 스튜디오 화이트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8년 만에 선보이는 개인전으로, 북한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과 검열의 문제를 다룬다. 언어학적 개념인 '거짓 친구'를 차용해 우리가 소비하는 북한 이미지가 실제와 어떻게 어긋나 있는지를 게임과 설치 미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입체적으로 조명할 예정이다.7월의 시작과 함께 열리는 허수인 작가의 개인전은 기록의 불완전성에 주목한다. 종로구 더레퍼런스에서 진행되는 '사적인 프로토콜'은 개인이 사물을 수집하고 정리하는 일상적 행위가 제도적 기록 시스템과 닮아있음에 착안했다. 작가는 기록이 대상을 완벽하게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누락과 오류를 발생시킨다는 점을 꼬집으며, 그 빈틈에서 생겨나는 새로운 관계의 방식들을 설치 작품과 퍼포먼스로 시각화한다.서울시립미술관 측은 이번 릴레이 전시가 죽음, 분단, 기록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신진 작가 특유의 도전적인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젊은 예술가들이 구축한 새로운 시각 언어는 관람객들에게 동시대 사회를 바라보는 또 다른 창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미술관은 이번 3인의 전시를 시작으로 오는 9월까지 총 7명의 선정 작가 및 기획자의 전시를 서울 전역에서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신진 미술인들의 활동을 뒷받침할 계획이다.이번 전시는 서울 시내의 대안 공간과 사설 갤러리를 활용해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별도의 관람료나 예약 절차 없이 누구나 현장을 방문해 신진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 세계를 만끽할 수 있다. 도심 곳곳에서 이어지는 젊은 예술가들의 창의적인 발언은 올여름 서울의 문화 지형을 더욱 풍성하게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