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878조 유럽 안보 공백 메운다

2026-06-17 23:20

 유럽 대륙의 안보 지형이 급변하는 가운데 파리에서 막을 올린 유로사토리 2026 전시회는 한국 방산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는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 현대위아는 이번 행사에서 기동성과 화력을 동시에 잡은 경량화 105㎜ 자주포를 전면에 내세웠다. 소형 전술 차량에 탑재된 이 화포는 신속한 전개와 철수가 가능해 현대전의 핵심인 생존성을 극대화했다는 평을 받는다. 아울러 인공지능 기반의 자동 추적 기능을 갖춘 원격 사격 통제 체계와 K2 전차 및 K9 자주포용 핵심 부품들을 대거 선보이며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을 향한 수출 저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드론 위협이 일상화된 전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AI 기반 무인 포탑형 대드론 다층 방호 체계를 공개하며 기술적 우위를 증명했다. 이 시스템은 적 드론을 식별하고 분석하는 전 과정을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수행하며, 전파 교란 방식인 소프트킬과 직접 요격하는 하드킬을 복합적으로 운용해 방어력을 높였다. 레이더와 정찰 드론으로 원거리에서 위협을 탐지한 뒤 실시간으로 위험 수준을 분류해 대응하는 이 기술은 향후 전차와 장갑차는 물론 각종 무인 차량의 생존력을 높이는 핵심 솔루션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기아 역시 군용 지휘차로 변신한 타스만을 필두로 경형부터 대형을 아우르는 특수 차량 라인업을 구축해 유럽 시장의 눈도장을 찍었다. 타스만 군용 차량은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에 등화 관제와 무전기 등 군 작전에 필수적인 특수 사양을 완벽히 통합해 작전 수행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소형 전술차 카고 모델과 차세대 중·대형 표준차 모형까지 전시하며 다양한 작전 환경에 최적화된 이동 수단을 제안한 기아는, 유럽 각국의 군용차 교체 수요를 겨냥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한국형 군용 차량의 위상을 높였다.

 

현재 유럽 방산 시장이 한국 기업들에 기회의 땅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미국의 안보 정책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은 나토와의 갈등 끝에 전략 자산 지원을 축소하기로 했으며, 이는 유럽 안보에 상당한 공백을 야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러시아의 위협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발을 빼자, 유럽 국가들은 방산 자립을 위해 약 878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안보 위기 속에서 신속한 공급 능력과 검증된 성능을 갖춘 한국 무기 체계는 매력적인 대안으로 부상했다.

 


국내 방산 기업들은 현지 업체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유럽 시장 안착을 꾀하고 있다. LIG D&A는 독일의 라인메탈 에어디펜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나토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한 첨단 방공 시스템 공급 협력을 공식화했다. 이는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 유럽 방산 생태계의 일원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비어버린 유럽의 무기 창고를 채우려는 수요와 미국의 지원 감소가 맞물리면서, 한국 방산업계는 유례없는 대규모 수출 기회를 맞이하고 있으며 이는 기술 협력과 공동 생산 등 다양한 형태로 구체화되고 있다.

 

미국 중심의 안보 체제에 균열이 생기면서 유럽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생산자로의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이란 전쟁 과정에서 드러난 미국과의 갈등은 유럽 국가들이 무기 체계 국산화와 국방 예산 증액을 가속화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미국의 F-16 전투기와 해상 정찰기 등 주요 전력이 감축되는 상황에서 유럽은 독자적인 방어망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러한 거대한 전환기 속에서 한국 방산은 AI와 무인화라는 미래 지향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 안보의 새로운 파트너로서 입지를 확고히 다져가는 중이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뮤지컬 '겨울왕국', 한국 초연 연습 공개

로 한자리에 모여 작품의 출발을 알리는 상견례와 대본 리딩을 진행했다. 전 세계 '겨울왕국' 프로덕션을 진두지휘해온 협력 연출 에이드리언 사플은 한국 배우들에게 초연 캐스트로서의 자부심을 강조하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연습실은 아렌델 왕국을 무대 위로 옮겨오기 위한 제작진의 치밀한 설명과 배우들의 열정적인 에너지가 맞물려 실제 공연장을 방불케 하는 긴장감이 감돌았다.대본 리딩과 함께 진행된 음악 연습에서는 작품의 상징과도 같은 명곡들이 울려 퍼졌다.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던 '렛 잇 고'를 비롯해 '러브 이즈 언 오픈 도어' 등 원작의 감동을 잇는 넘버들은 물론, 뮤지컬 무대만을 위해 새롭게 추가된 곡들이 배우들의 라이브로 구현됐다. 현장에 참여한 해외 스태프들은 한국 배우들의 뛰어난 가창력과 캐릭터 해석력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연습 도중 수시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올 만큼 화기애애하면서도 진지한 분위기가 이어졌다.해외 협력 연출진은 한국 초연 배우들이 보여주는 감정의 깊이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에이드리언 사플 연출은 한국 배우들이 대사를 내뱉고 행동하는 과정에서 진실된 감정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디션 단계부터 캐릭터와 완벽한 일체감을 보여준 배우들이 연습을 거듭하며 실제 엘사와 안나, 올라프 등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제작진은 배우들의 몰입도가 작품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인 만큼, 캐릭터의 내면 서사를 정교하게 다듬는 데 주력하고 있다.이번 뮤지컬은 원작 영화의 마법 같은 순간들을 무대 예술의 정수로 재현해낼 예정이다. 신비로운 오로라가 감도는 아렌델의 풍경과 엘사의 얼음 궁전 등은 스칸디나비아의 자연관을 반영한 눈부신 무대 디자인과 특수효과로 구현된다. 여기에 정교한 안무와 감각적인 연출이 더해져 관객들에게 환상적인 스펙터클을 선사한다. 신동원 프로듀서는 이번 작품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사랑과 이해, 용서라는 보편적 가치를 관객들에게 다시금 일깨워주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는 기획 의도를 전했다.한국 초연을 이끌 주역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엘사 역에는 정선아, 정유지, 민경아가 낙점되어 각기 다른 매력의 얼음 여왕을 선보인다. 안나 역은 박진주, 홍금비, 최지혜가 맡아 특유의 발랄함과 용기를 연기하며, 올라프 역에는 정원영, 한규정, 이창호가 발탁되어 극의 재미를 책임진다. 이 외에도 차윤해, 신재범, 김원빈, 황건하 등 실력파 배우들이 합류해 탄탄한 라인업을 완성했다. 검증된 원작의 힘에 한국 최고 배우들의 기량이 더해져 원작과는 또 다른 뮤지컬만의 감동을 예고하고 있다.뮤지컬 '겨울왕국'은 오는 8월 13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대망의 막을 올린다. 서울 공연을 마친 뒤에는 2027년 부산 드림씨어터로 무대를 옮겨 흥행 열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무대화라는 상징성만큼이나 제작진은 무대 장치와 의상, 음악의 조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막바지 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렌델의 마법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한국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