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첫 승, 한국 32강서 살라 만날까?

2026-06-22 21:52

 2026 북중미 월드컵 무대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이집트가 대반전의 드라마를 쓰며 한국 대표팀의 토너먼트 대진 경로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집트는 22일 캐나다 밴쿠버 BC 플레이스에서 펼쳐진 뉴질랜드와의 G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모하메드 살라의 맹활약을 앞세워 3대1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 승리는 이집트 축구 역사상 월드컵 본선 첫 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움과 동시에, 이집트를 단숨에 조 1위로 끌어올리며 G조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경기 초반 뉴질랜드의 강력한 고공 플레이에 고전하며 선제골을 내줬던 이집트는 후반 들어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모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전반전은 뉴질랜드의 효율적인 축구가 빛을 발했다. 뉴질랜드는 전반 14분 엘리야 저스트의 날카로운 침투에 이은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고,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핀 서먼이 압도적인 타점의 헤더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후 뉴질랜드는 측면 공격을 강화하며 이집트를 압박했고, 이집트의 에이스 살라는 프리킥 기회를 놓치는 등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전반전이 종료될 때까지만 해도 뉴질랜드의 승리가 점쳐지는 분위기였으나,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집트의 반격이 매섭게 몰아쳤다.

 


이집트 반격의 중심에는 역시 '파라오' 살라가 있었다. 후반 1분 만에 결정적인 슈팅으로 예열을 마친 이집트는 후반 13분 모스타파 지코의 강력한 헤더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를 탄 이집트는 후반 24분 살라가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살라는 오른쪽 측면을 허문 뒤 지코와 환상적인 이대일 패스를 주고받으며 역전골을 터뜨렸다. 이어 후반 37분에는 살라의 정교한 코너킥을 트레제게가 머리로 마무리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살라는 이날 1골 1도움을 포함해 팀의 모든 득점에 관여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이집트의 조 1위 등극은 한국 대표팀에게 매우 민감한 소식이다. 현재 조별리그를 치르고 있는 한국이 만약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전에서 부진하여 조 3위로 토너먼트에 턱걸이할 경우, 32강에서 만날 상대가 이집트 혹은 독일로 좁혀지기 때문이다. 대회 규정에 따르면 특정 조 3위는 G조 1위와 만날 확률이 50%에 달하며, 나머지 50%는 E조 1위인 독일과 맞붙게 된다. 조 1위나 2위로 올라가는 것이 최선이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야 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살라가 이끄는 이집트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현재 E조 1위를 확정 지은 독일은 명실상부한 우승 후보로, 한국이 32강에서 만나기에는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다. 반면 이집트는 살라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긴 하지만, 팀 전체적인 전력 면에서는 독일보다 상대하기 수월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월드컵 첫 승으로 기세가 오른 이집트와 살라의 결정력을 고려하면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한국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독일보다는 이집트가 낫다"는 의견과 "살라의 한 방은 독일의 조직력만큼 무섭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결국 한국의 운명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전 결과에 달려 있다. 자력으로 조 1위나 2위를 차지한다면 이러한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질 필요가 없으나,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살라와의 '외나무다리 맞대결'이 현실화될 수 있다. 이집트가 뉴질랜드를 꺾고 보여준 폭발적인 후반 집중력은 한국 벤치에도 상당한 경각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북중미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한국 대표팀이 어떤 대진표를 받아들게 될지, 이집트발 대반전이 불러온 나비효과에 전 국민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장진 신작 '댄포스가 옳았다' 개막

신작 ‘댄포스가 옳았다’가 그 주인공이다. 작품은 천재 프로파일러 조너스 보튼과 연쇄살인 용의자 존 조우의 대결을 그린 2인극으로, 단 7번의 만남과 회당 3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속에서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담았다. 지난 12일 개막한 이 연극은 단순한 범죄 추적극을 넘어 인간 내면의 심연을 파고드는 웰메이드 심리스릴러로 평가받고 있다.극의 초반부는 용의자의 자백을 끌어내려는 프로파일러의 치밀한 접근에 집중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두 인물의 관계는 묘하게 뒤틀린다. 어느덧 용의자가 프로파일러의 심리를 역으로 분석하는 듯한 상황이 연출되며 관객들은 극심한 혼란과 긴장감에 빠져든다. 장진 연출 특유의 리드미컬한 대사와 촘촘하게 설계된 인물 간의 심리전은 100분이라는 러닝타임 내내 관객의 시선을 붙든다. 끝날 때까지 범인의 정체를 확신할 수 없게 만드는 전개는 이 작품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작품의 제목이자 핵심 모티프인 ‘댄포스’는 무대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내면에 도사린 살인 욕구를 인지하고, 범죄자가 되기 전 스스로 생을 마감한 외과 의사다. 프로파일러는 그의 일기를 읽어주며 세상이 그의 결정을 옳다고 평가했음을 전하지만, 용의자는 이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반격한다. 이는 관객들에게 "잠재적 가해자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윤리적 화두를 던진다. 장진 연출은 이를 통해 우리 모두가 숨기고 사는 어두운 내면과 그늘진 생각들을 무대 위로 끌어올린다.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진 감독은 이번 작품이 단순히 범인을 찾는 과정을 넘어선 그 이상의 이야기임을 강조했다. 그는 관객들이 극 중 대화 속에 숨겨진 단서들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말 못 할 어둠과 우물거림에 대해 소통하고 싶었다는 연출 의도는 관객들에게 깊은 잔상을 남긴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장진 특유의 재치 있는 유머 코드를 곳곳에 배치해 극의 완급을 조절한 점도 돋보인다.배우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냉철한 프로파일러 조너스 보튼 역에는 박건형, 최영준, 강승호가 캐스팅되어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이에 맞서는 미스터리한 용의자 존 조우 역은 고상호, 김한결, 이현우가 맡아 팽팽한 대결 구도를 형성한다. 2인극 특성상 배우들의 호흡이 극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이들이 쏟아내는 폭발적인 에너지와 섬세한 감정 연기는 관객들로부터 "연기 전공자들의 교과서 같은 공연"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내고 있다.‘댄포스가 옳았다’는 오는 8월 30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장진 감독이 설계한 이 지독한 심리 게임은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서 방황하는 인간의 본성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공연장을 나서는 관객들은 각자 댄포스의 선택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품게 된다. 올여름 대학로에서 가장 뜨거운 논쟁작으로 떠오른 이 연극은 한동안 관객들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강렬한 질문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