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김민석, 검찰 개혁 두고 '정면충돌'

2026-06-26 21:08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권을 거머쥐기 위한 주도권 싸움이 정청래 전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의 양강 구도로 압축되며 연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두 후보는 전국 각지의 지방선거 당선인 워크숍을 누비며 당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당원 주권 강화 등 민감한 현안을 두고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당의 쇄신 방향을 놓고 후보 간 시각차는 더욱 극명해지는 분위기다.

 

정청래 전 대표는 충남과 경기 지역을 잇달아 방문하며 현장 중심의 행보를 보였다. 그는 박수현 충남지사 당선인과 전통시장을 찾는 등 바닥 민심을 훑는 동시에, 검찰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의 시급성을 재차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정부가 국회에 공을 넘긴 것을 '시간 끌기용 꼼수'라고 비판하며 범민주진보 진영의 결집을 호소했다. 또한 자신을 향한 '대통령 흔들기' 비판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곧 당의 승리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반면 김민석 총리는 광주를 찾아 '김대중 정치론'을 앞세워 호남 민심에 호소했다. 자신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적통 제자라고 소개한 김 총리는 당의 지지율 정체 현상을 지적하며 대대적인 중도 확장과 혁신을 주문했다. 특히 정 전 대표가 추진한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가 자칫 조직과 자금력을 갖춘 특정 세력에 의해 당이 좌지우지되는 '조합장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당의 민주적 절차를 강조하면서도 급격한 제도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경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두 후보 간의 적통성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 전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음을 강조하며 친노·친문 지지층의 향수를 자극하자, 김 총리는 단 한 번도 민주당의 노선을 이탈한 적이 없는 '민주당의 산증인'임을 내세워 맞불을 놓았다. 정 전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고 없이 방문한 행보를 두고 당내 친문 진영에서 반발이 일어나는 등, 과거와 현재를 잇는 적통성 논란은 전당대회 내내 당내 계파 갈등의 뇌관이 될 전망이다.

 


당권 레이스에 가세하려는 제3의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국회의장 특사로 방미 중인 송영길 의원이 귀국 후 청년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할 예정이며, 고민정 의원 역시 출마를 진지하게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고 의원은 현재의 당내 분란이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오찬 회동이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했다. 후보군이 넓어질수록 당심의 향방은 더욱 복잡한 고차방정식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최근 여론조사 지표에서는 김 총리가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 45%의 압도적인 선호도를 기록하며 앞서가는 모양새다. 정 전 대표는 24%로 그 뒤를 쫓고 있지만, 열성 당원들의 조직력이 결집하는 전당대회 특성상 결과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8일 예정된 청년 당선인 워크숍에서 주요 주자들이 다시 한번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당권 향배를 가를 결정적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로판·헌터물… K-드라마, 장르 금기 깼다

제는 로맨스 판타지와 헌터물 등 웹소설 특유의 장르로 급격히 확장되는 추세다. 이는 기존 TV 드라마의 전형적인 문법에서 벗어나 OTT 플랫폼에 최적화된 자극적이고 신선한 세계관을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글로벌 OTT 플랫폼들은 이미 대형 웹소설 IP를 앞세워 하반기 라인업을 구축했다. 디즈니플러스는 메가 히트작 '재혼황후'를 드라마로 제작해 공개를 앞두고 있다. 동대제국의 황후 나비에가 황제의 변심에 맞서 재혼 승인을 요구하는 파격적인 서사를 담은 이 작품은 신민아와 주지훈 등 화려한 출연진을 확정하며 기대를 모은다. 넷플릭스 역시 전 세계적인 팬덤을 보유한 '나 혼자만 레벨업'의 실사화에 착수하며 변우석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헌터물 장르의 대중화를 노린다.이러한 변화는 국내 드라마 업계가 오랫동안 금기시해온 장르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중세 유럽풍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로맨스 판타지는 그동안 한국 배우가 연기할 때 발생하는 이질감 때문에 실사화가 어려운 영역으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시각 효과 기술의 발달과 시청자들의 장르 수용도가 높아지면서 tvN의 '하렘의 남자들'처럼 클리셰를 뒤트는 설정의 작품들이 내년 방영을 목표로 제작 궤도에 올랐다.콘텐츠 업계가 웹소설에 주목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압도적인 확장성과 안정적인 팬덤에 있다. 웹소설은 텍스트 중심의 매체 특성상 웹툰보다 각색의 폭이 넓고 제작자의 상상력을 투영하기에 유리하다. 또한 이미 수년간 연재되며 흥행성이 검증된 대형 IP들이 시장에 풍부하게 남아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웹툰 IP가 지난 10년간 활발히 소진된 것과 달리 웹소설 시장은 여전히 영상화되지 않은 '보물창고'로 인식되고 있다.제작 방식의 변화도 눈에 띈다. 과거 '김비서가 왜 그럴까'나 '재벌집 막내아들' 같은 작품들이 현대극의 틀 안에서 웹소설을 수용했다면, 최근의 흐름은 원작의 독특한 세계관을 가감 없이 전면에 내세운다. 게임식 레벨업 시스템이나 이세계의 계급 사회를 그대로 구현하는 방식은 원작 팬들의 충성도를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볼거리를 갈구하는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킨다. 이는 대중성 확보를 위해 설정을 순화하던 과거의 제작 관행과는 확연히 다른 지점이다.다만 장르적 도전에는 막대한 자본과 기술적 완성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서양식 귀족 사회를 이질감 없이 재현해야 하는 로맨스 판타지나 고난도 CG가 필수적인 헌터물은 일반 드라마보다 훨씬 높은 제작비가 투입된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공개될 대작들의 성패가 향후 웹소설 기반 장르물의 시장 확대 여부를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