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2만 원 vs 동결, 끝내 못 좁혔다

2026-06-30 23:58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노사 양측의 협상이 법정 시한을 넘긴 가운데, 사실상 마지막 합의 기회였던 공개회의에서도 평행선만을 달렸다. 최저임금위원회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0차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2027년 적용될 최저임금안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은 심의 기한이 이미 종료되었음을 상기시키며, 실질적인 최종 회의인 만큼 노사가 최초 제시안의 간극을 좁히는 데 사력을 다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하지만 양측은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며 한 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사용자 위원들은 현재의 최저임금 수준이 영세 사업주들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를 이미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경영계는 주휴수당과 퇴직급여, 각종 사회보험료를 포함할 경우 고용주가 실제로 부담하는 인건비가 월 260만 원에 육박한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인건비 부담이 가중될 경우 소상공인들은 고용 축소를 넘어 폐업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지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계 역시 노동계의 요구안이 현실화될 경우 과거 대폭 인상 시기보다 더 큰 경제적 타격이 올 것이라며 동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이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닌 내수 경기를 부양하고 저임금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핵심 정책임을 분명히 했다. 한국노총 측은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소득 분배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자영업자를 위한 별도의 지원책을 병행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공익위원들을 향해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하며, 노사 간의 현격한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한 실질적인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 인사들은 경영계의 동결 주장을 사실상의 임금 삭감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살인적인 물가 상승률을 고려할 때 현재의 임금으로는 기본적인 생활조차 영위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해외 사례를 인용하며 최저임금 인상이 반드시 대규모 고용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실질적인 임금 보장을 위해 시급 1만 2천 원으로의 과감한 인상이 반드시 관철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공익위원들은 이번 회의가 의견 확인의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시점임을 분명히 했다. 앞선 논의에서 노동계는 1만 2천 원을, 경영계는 동결을 제시하며 무려 1,680원의 격차를 보인 상태다. 성재민 위원은 법정 기한이 지난 만큼 이제는 각자의 명분보다는 현실적인 접점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원회는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최종안을 도출해야 하는 시간적 압박 속에 놓여 있으며, 향후 이어질 비공개 논의에서 공익위원들의 중재안이 어떤 방향으로 제시될지가 관건이다.

 

최종 고시 시한인 8월 5일을 맞추기 위한 행정 절차를 고려하면 최저임금위원회에 남은 시간은 열흘 남짓에 불과하다. 노사 양측의 간극이 워낙 큰 탓에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공익위원들이 제시하는 '심의 촉진 구간' 내에서 표결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고물가에 시달리는 노동자와 경영난에 허덕이는 소상공인 사이에서 최저임금위원회가 어떤 균형점을 찾아낼지, 2027년 한국 경제의 가늠자가 될 최종 결정에 산업계 전체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예술가의집, 31일간 펼쳐지는 '프랑스의 빛'

서 '프랑스의 빛'이라는 주제로 2026 줄라이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20세기 프랑스 음악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작곡가들을 집중 조명하며, 매일 쉬지 않고 이어지는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깊이 있는 미학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올해로 7회째를 맞는 줄라이 페스티벌은 그동안 베토벤과 슈만 등 특정 작곡가를 탐구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라는 더 넓은 틀로 시야를 넓혔다. 인상주의 음악의 거장 드뷔시와 라벨을 필두로 에릭 사티, 프랑스 6인조, 메시앙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음악사의 계보를 잇는 다양한 인물들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이는 단순한 연주회를 넘어 프랑스 현대 음악이 지닌 독특한 질감과 유머, 정교한 구조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축제의 서막과 대미는 신예 아티스트들의 열정적인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장식된다. 1일 개막식에서는 지휘자 박강현과 피아니스트 홍석영이 호흡을 맞춰 드뷔시와 라벨의 대표작을 연주하며 화려한 시작을 알린다. 31일 폐막 공연은 지휘자 박근태와 피아니스트 이관욱이 바통을 이어받아 프랑스 관현악 특유의 섬세한 색채감을 극대화한다. 젊은 거장들이 해석하는 고전과 현대의 조화가 이번 페스티벌의 핵심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공연의 중추를 이루는 피아노와 실내악 시리즈는 드뷔시와 라벨의 작품 세계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특히 라벨 시리즈에서는 두 대의 피아노를 배치해 오케스트라에 버금가는 웅장한 음향을 구현하는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또한 사티와 프랑스 6인조의 작품을 통해 기존의 정형화된 틀을 깨는 위트 있는 선율을 소개하며, 장 프랑세의 곡들로 프랑스 음악 특유의 경쾌한 감각을 전한다.연주자와 관객이 긴밀하게 소통하는 '아티스트 인 포커스' 세션도 기대를 모은다. 매주 월요일마다 첼리스트 이영은, 피아니스트 문지영 등 주목받는 연주자들을 초청해 심도 있는 연주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여기에 소프라노 최윤정과 테너 이기업이 참여하는 가곡 시리즈 '프랑스의 목소리'는 기악곡과는 또 다른 성악의 매력을 더하며 축제의 구성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이번 페스티벌은 서울의 경계를 넘어 전국 각지로 그 열기를 확산시킨다. 대학로 공연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함안, 고창, 부산, 밀양 등 지역 문화예술회관과 소규모 하우스콘서트장을 돌며 순회 무대를 이어갈 예정이다. 지역 클래식 저변 확대를 위해 무대를 확장한 이번 시도는 서울에 집중된 문화적 자산을 지역민들과 공유하며 '음악으로 소통하는 7월'이라는 축제의 본질을 실천하는 행보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