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하메네이 정조준 "전쟁 불사"
2026-07-01 22:03
중동의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다. 양측은 해협 내 자유 통항이라는 대원칙에는 합의했으나, 세부 조항인 해상 서비스 관리권을 두고 극명한 해석 차이를 보이며 충돌하고 있다. 이란은 최근 상선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며 기존 양해각서(MOU)를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은 오만의 중재가 실패할 경우 독자적인 통행료 징수와 지정 항로 외 선박 차단이라는 강수까지 예고했다. 이는 국제 해상 물류의 동맥을 볼모로 삼아 협상력을 높이려는 이란의 전략적 계산으로 풀이된다.에너지 가격 안정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권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후반대까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소매 휘발유 가격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주유소들이 즉각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법적 조사를 포함한 강력한 제재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하며 갤런당 2.5달러라는 구체적인 목표가까지 제시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표심을 이탈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행보로, 이란과의 협상 국면에서도 유가 안정은 최우선 고려 사항이 되고 있다.

레바논 내부의 반응 또한 냉담하기는 마찬가지다. 나비 베리 레바논 의회 의장은 미국의 중재안이 국가 이익을 희생시킨 불균형한 합의라며 이행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헤즈볼라 측 역시 이번 합의가 향후 이스라엘에 의한 영토 병합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이스라엘군의 선제적이고 완전한 철수만이 평화안 수용의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하며 전선을 좁히지 않고 있다. 미국의 중재 노력이 당사국들의 이해관계에 막혀 표류하면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은 핵협상 테이블을 덮치는 거대한 파도가 되고 있다.

현재 국제 사회의 시선은 오만의 추가 중재 여부와 미국 중간선거 전후의 정책 변화에 쏠려 있다. 이란은 핵협상의 지렛대로 호르무즈 카드를 계속해서 흔들 것으로 보이며, 이스라엘은 안보 위협을 명분으로 독자적인 군사 행동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미국은 유가 안정과 외교적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놓여 있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 국면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며, 이는 세계 경제의 회복 탄력성을 시험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랫동안 천착해 온 '동심'이라는 주제를 회화와 조각으로 풀어낸 자리다. 작가는 사실주의 회화에서 출발해 인간 내면의 탐구를 거쳐 자신만의 유토피아인 '원더랜드'를 구축해 왔다. 작품 속 소녀들은 행복과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관람객을 맞이하며, 바쁜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가 잊고 지냈던 순수한 감각과 감정을 다시금 일깨운다.이사라 작품의 정체성은 소녀의 눈동자에서 완성된다. 작가에게 눈은 단순히 시각 기관을 넘어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잇는 통로이자, 원더랜드의 모든 서사가 압축된 공간이다. 촘촘하게 쌓인 형형색색의 문양들은 관람객을 빨아들일 듯한 깊이감을 선사하며, 그 안에서 펼쳐지는 작은 세계는 보는 이에게 위로와 평온을 전한다. 작가는 이 눈동자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집요할 정도로 세밀한 공정을 거치며, 이를 통해 동심이 가진 생명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시각적으로 증명해 보인다.화면의 화려한 색감 뒤에는 작가의 고된 노동이 숨어 있다. 나무 패널 위에 건축 재료를 바르고 사포질하는 밑 작업을 수차례 반복한 뒤, 흰 물감을 두껍게 올려 바탕을 만든다. 그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채색한 후 날카로운 칼날로 표면을 긁어내어 흰 선의 패턴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그림 곳곳에서 반짝이는 빛의 효과는 붓질이 아닌 칼끝의 흔적이다. 작가는 이 과정을 두 손을 비비며 기도하는 의식에 비유하며, 작품을 마주하는 모든 이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칼날 끝에 담아낸다.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평면의 소녀가 입체 공간으로 걸어 나왔다는 점이다. 작가는 회화 신작 13점과 더불어 처음으로 시도한 조각 작품 16점을 함께 선보인다. 조각으로 구현된 소녀들 역시 회화에서 보여준 섬세한 표면 처리와 화려한 눈동자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는 평면 속에 갇혀 있던 원더랜드의 서사를 실제 관람객이 숨 쉬는 물리적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입체화된 소녀들은 더욱 생생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관람객과 정서적 교감을 시도한다.이사라 작가는 한국 예술계의 명문가 출신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세대 연극인 고(故) 이해랑의 손녀이자 극사실주의 화풍의 대가 이석주 작가의 딸인 그는, 탄탄한 학문적 배경과 독창적인 화풍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그의 작업은 예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상업적 매력도 충분해 삼성전자, 아디다스, 하리보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하며 대중과 소통해 왔다. 특히 스포츠 구단의 유니폼 디자인에 참여하는 등 장르를 넘나드는 행보를 통해 현대 미술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노화랑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이사라가 구축한 원더랜드의 정점을 보여주는 자리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미술관 등 주요 기관들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의 예술적 성취를 뒷받침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섬세함의 끝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칼끝으로 긁어낸 수만 번의 흔적이 모여 완성된 소녀의 눈동자는,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 살아 숨 쉬는 순수한 유토피아의 존재를 속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