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전국 '장마' 시작, 제주·남부 150㎜ 폭우
2026-07-03 21:56
남쪽 해상으로 물러났던 정체전선이 다시 세력을 키우며 한반도로 올라오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 제주도와 전남 남부 지역을 기점으로 장맛비가 시작되어, 일요일인 5일에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특히 토요일인 4일부터는 전남과 경남은 물론 충청권 남부까지 비구름이 넓게 퍼지면서 본격적인 강수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제주도에는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이며, 정체전선 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곳곳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칠 가능성이 크다.이번 비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주의가 필요하다. 3일부터 4일까지 예상되는 강수량은 제주도의 경우 많은 곳은 150㎜ 이상, 전라권도 최대 80㎜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경상권 역시 20~60㎜의 적지 않은 비가 예고됐다. 기상청은 짧은 시간 동안 특정 지역에 비가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시간당 20~30㎜에 달하는 장대비가 쏟아지는 곳에서는 저지대 침수나 하천 범람 등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장마의 기세는 다음 주 초반까지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일요일인 5일 오후부터는 비구름이 북상하며 수도권과 강원도까지 전국이 장마의 영향권에 들어간다. 이날은 전라권에 최대 80㎜, 그 밖의 충청과 경상, 제주도에도 20~6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정확한 위치나 저기압의 발달 정도에 따라 비가 내리는 시점과 구역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수시로 발표되는 기상 정보를 확인해달라고 덧붙였다.

기상청은 이번 장마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지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산사태 위험 지역이나 축대 붕괴가 우려되는 곳에 대한 사전 점검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계곡이나 하천 주변에서의 야영은 갑작스러운 불어난 물에 고립될 위험이 있으므로 자제해야 한다. 정체전선의 북상 경로에 따라 강수 집중 구역이 시시각각 변할 수 있는 만큼, 기상 당국은 실시간 레이더 영상과 특보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재난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없는 달 표면에서 산화철을 발견했다는 역설적인 대사는 불가능한 만남을 꿈꾸는 우리의 현실을 투영한다. 존재할 수 없는 '녹슨 철'의 형상은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단절된 채 서로를 그리워하다 속까지 붉게 녹슬어버린 한민족의 상처 입은 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작품은 분단이라는 거대 담론을 직접적으로 설파하는 대신, 14개의 독립된 장면을 통해 상실의 감각을 세밀하게 파고든다. 72년의 기다림 끝에 자신이 무엇을 기다리는지조차 잊어버린 노인의 넋두리는 관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마녀의 저주로 굳은 양철 인간부터 벽에 가로막힌 연인, 사소한 식사 예절로 갈등하는 부자까지, 시퀀스마다 등장하는 각기 다른 존재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강요된 단절'을 겪고 있다는 공통분모를 지닌다.이소영 연출은 도저히 이어붙일 수 없을 것 같은 파편화된 이야기들을 1인극이라는 틀 안에서 촘촘하게 연결한다. 극 중 아이폰을 수리하는 '서강잡스'의 에피소드는 기계의 회로를 고치는 행위가 결국 사람의 멍든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과 맞닿아 있음을 시사한다. 배우 윤성원은 70분 동안 이 모든 존재의 고통을 자신의 몸속으로 받아내며, 끊어진 세계를 다시 잇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시각화하여 무대 위에 펼쳐놓는다.14행의 시퀀스로 극을 구성한 배경에는 대문호 셰익스피어에 대한 경의와 통일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 깔려 있다. 16세기 런던에 흑사병이 창궐해 공연장이 폐쇄되었을 때,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다시 문이 열릴 날을 고대하며 삶과 죽음을 탐구한 14행 정형시 '소네트'를 썼다. 제작진은 당시의 절박한 기다림이 오늘날 우리가 분단 극복을 바라는 마음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판단했다. 소네트의 형식을 빌린 연극적 실험은 분단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보편적인 인류애의 영역으로 확장시킨다.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파격적인 시도 또한 눈에 띈다. 사방에서 무대를 내려다보는 객석 배치와 배우가 관객 사이를 산책하며 즉흥적으로 소통하는 연출은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장치다. 이는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가는 과정을 관객이 직접 체험하게 함으로써, 분단이라는 거대한 장벽 역시 언젠가는 무너질 수 있다는 희망을 은유한다. 관객은 단순한 관찰자를 넘어 배우와 함께 단절의 고통을 공유하고 치유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동반자가 된다.배우의 독백과 몸짓으로 채워진 무대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분단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각자의 삶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갈라진 마음들'을 발견하게 된다. 72년이라는 시간의 무게를 견디며 녹슬어버린 마음을 고치려는 연극적 시도는, 단절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한 연결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는다. 배우가 뱉어낸 마지막 시 구절은 적막한 공연장 안에서 분단의 상흔을 어루만지며 길게 메아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