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달러만 줬다? 베네수엘라 석유 수익 가로챈 미국
2026-07-23 22:54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의 석유 판매 수익금 130억 달러 이상을 확보하고도 정작 베네수엘라 정부에는 극히 일부만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파장이 일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원유 선적 데이터와 유종별 가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초부터 미국이 관리해온 베네수엘라 석유 대금이 최소 1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정부가 실제로 수령한 금액은 공개된 자료상 3억 달러에 불과해, 나머지 막대한 자금의 행방을 두고 국제사회의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미국은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을 축출하고 델시 로드리게스를 임시 대통령으로 세우는 과정에서 베네수엘라 석유 자산의 관리권을 손에 쥐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이 자금의 '임시 관리자'일 뿐이며, 모든 수익은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돌변했다. 지난 6월 연설에서는 짧은 군사작전으로 막대한 석유를 확보해 작전 비용의 28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고 자랑하며, 자금 관리의 목적이 '인도적 지원'이 아닌 '미국의 이익'에 있었음을 시사했다.

설상가상으로 베네수엘라는 지난달 발생한 규모 7.5의 강력한 쌍둥이 지진으로 인해 국가적 재난 상황에 처해 있다. 5,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기반 시설 파괴로 인한 피해액만 37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로드리게스 정부는 복구 자금 마련을 위해 미국이 동결 중인 석유 대금과 영국에 보관된 금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절규하고 있으나, 자금줄을 쥔 미국의 허가 없이는 단 1달러도 마음대로 쓸 수 없는 처지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사상 최악의 경제난과 지진 피해라는 이중고 속에서 국제사회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자국의 자원 판매 대금조차 미국의 정치적 목적에 휘말려 제때 사용하지 못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리자'라는 명분 뒤에 숨겨진 실제 자금 집행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한, 베네수엘라의 인도적 위기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의 대남미 정책에 대한 국제적인 불신 또한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들을 단숨에 매료시켰다. 이자람은 공연 전 관객들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재치 있는 입담으로 분위기를 주도했으며, 부채 하나와 몸짓만으로 말의 움직임을 실감 나게 묘사해 객석의 환호를 끌어냈다. 자막 없이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현지 관객들의 찬사는 우리 전통 예술이 가진 보편적 호소력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다.현지 관객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다. 이자람의 요청에 따라 관객들이 입으로 직접 바람 소리를 내며 공연의 화음을 만들어내는 장면은 이번 축제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나이와 국적을 불문하고 판소리 가락에 맞춰 하나가 된 관객들은 한국 관객보다 더 적극적인 추임새로 무대를 완성했다. 이러한 열광적인 호응 덕분에 이번 축제에 초청된 몇몇 한국 작품들은 공연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다른 유럽 유수의 페스티벌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이번 축제의 정점은 아비뇽의 상징인 교황청 명예의 뜰에서 열린 낭독극 '새'였다. 쏟아지는 별빛 아래 성스러운 석벽을 배경으로 배우 이혜영과 프랑스의 대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낭독했다. 두 배우는 한국어와 프랑스어로 번갈아 가며 제주 4·3 사건의 아픔을 읽어 내려갔고, 공연 말미에 한강 작가가 직접 무대에 오르자 2,000여 명의 관객은 깊은 정적 속에서 역사의 비극에 공감했다. 한국 문학의 깊이가 유럽 예술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세계인의 심금을 울린 순간이었다.유럽 연출가들 역시 한국 문학이 지닌 독특한 서사 구조와 시적 표현력에 매료되었다. 이탈리아의 다리아 데플로리안은 한강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신작을 선보이며, 사적인 고통과 국가적 폭력을 절묘하게 섞어내는 작가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축제 본부가 운영하는 서점에는 프랑스어로 번역된 한강의 소설을 비롯해 조남주, 이문열, 천명관 등 한국 대표 작가들의 작품이 전면에 배치되어 현지인들의 손길을 기다렸다. 이는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대중문화를 넘어 순수 문학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미술과 영화 분야에서도 한국 예술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교황청 내부에서 열린 이우환 작가의 전시 '렐라툼'은 700년 역사의 공간에 고요한 전율을 선사했다. 거대한 석판이 대예배당 바닥을 채운 모습은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감을 만들어내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이와 함께 봉준호, 박찬욱 등 거장들의 영화가 연달아 상영되면서 아비뇽은 명실상부 한국 예술의 모든 장르가 어우러진 거대한 전시장으로 변모했다.아비뇽 연극제라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확인된 한국 예술의 저력은 단순히 일회성 유행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전통 판소리부터 현대 문학, 거장의 미술 작품에 이르기까지 한국적 색채가 담긴 콘텐츠들은 유럽 관객들에게 신선한 예술적 자극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했다. 축제 기간 내내 이어진 뜨거운 관심은 한국 예술이 세계 문화의 주류 속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음을 시사하며, 앞으로 더 넓은 세계 무대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