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경기 정지 받은 고우석 반박 “투구에 영향 줄 물질 없었다”

2026-07-27 10:22

고우석이 경기 전 글러브 검사에서 이물질 의혹을 받아 공 한 개 던지지 못한 채 퇴장당했고, 이후 10경기 출장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이에 고우석은 불법 물질 사용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선수 노조를 통한 항소 방침을 밝혔다.

 

미네소타 트윈스 산하 트리플A 세인트폴 세인츠에서 뛰고 있는 고우석은 27일 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장문의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부정한 방법으로 경쟁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고우석은 “야구를 하며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정함이라고 믿어왔다. 그 신념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어 “마이너리그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냈고, 바닥에서 다시 야구를 시작해야 했을 때도 그 믿음을 지키며 야구를 해왔다”며 “더 좋은 성적을 위해 야구의 가치를 훼손하는 선택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된 글러브 안쪽 물질에 대해서는 사용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긴 흔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로 제기된 글러브의 물질은 올해 초부터 사용하면서 땀과 로진이 반복적으로 엉키고, 가죽에 굳어 형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WBC부터 지금까지 매 경기 사용했던 글러브이고, 그동안 단 한 번도 문제 제기를 받은 적이 없다”며 “그 물질이 투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없다고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고우석은 해당 부분이 손톱으로 강하게 긁어야 떨어질 정도로 굳어 있었다며 “제거할 수도, 제거할 이유도 없는 부분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투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떠한 불법 물질도 사용한 적이 없다. 이 점은 분명하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제 결백을 밝히기 위해 선수 노조를 통해 항소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팬들에게는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항상 감사하다”고 전했다.

 


사건은 지난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CHS 필드에서 열린 콜럼버스 클리퍼스와의 경기에서 발생했다. 고우석은 구원 등판을 위해 마운드로 향하던 중 심판진의 글러브 검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주심이 글러브 안쪽 이물질을 문제 삼았고, 심판진은 긴 협의 끝에 고우석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고우석은 당시 공 한 개도 던지지 못한 채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글러브는 현장에서 압수됐다. 중계진도 긴 협의가 이어진 상황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고, 세인트폴 벤치는 급히 불펜에 새 투수를 준비시키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틀 뒤 징계도 확정됐다. 미네소타 지역 소식을 전하는 테오도르 톨레프슨은 SNS를 통해 “고우석이 경기 도중 글러브에서 발견된 불법 이물질로 인해 1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고 전했다. 징계는 전날부터 적용됐으며, 고우석은 8월 4일 시작되는 세인트폴의 다음 홈경기 시리즈 전까지 출전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물질이 문제가 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규정은 투수의 손이나 글러브에서 경기력 향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불법 이물질이 발견될 경우 자동 퇴장과 출장정지 징계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조치 역시 해당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이번 논란은 고우석이 재도약을 준비하던 시점에 불거졌다. 고우석은 올 시즌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 트리플A 톨리도에서 뛰다 미네소타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메이저리그에 승격돼 빅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4경기에서 4이닝 4실점으로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이후 트리플A 세인트폴로 내려가 다시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현지 매체는 고우석의 과제를 냉정하게 짚었다. 트윈스 데일리는 “제구 자체가 크게 흔들린 것은 아니었지만, 타자들에게 너무 많은 정타를 허용했다”고 평가했다. 상대 타자들의 강한 타구 비율이 높고 평균 타구 속도 역시 빠르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런 내용으로는 불펜 투수가 살아남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네소타 구단은 고우석의 가능성을 완전히 접지 않은 분위기다. 현지 매체는 구단이 고우석을 당장 포기하기보다는 트리플A에서 부담 없이 조정과 보완 과정을 거치게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고우석은 결백을 주장하며 항소를 예고했다. 징계가 유지될지, 감경될지 여부는 향후 절차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글러브 이물질을 둘러싼 해석과 고우석의 해명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번 논란이 그의 미국 무대 도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박상준 도예전, 상처 입은 순수를 위한 징검다리

의 애환과 회복을 다룬 개인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텍스트 속에 머물던 흰나비의 비행을 입체적인 도자 예술로 끌어내어, 관객들에게 시각적 은유를 넘어선 정서적 위안을 전달한다. 작가는 원작의 비극적 정조에 머물지 않고 그 너머의 생존과 휴식에 초점을 맞췄다.전시의 중심축을 이루는 것은 슬립 캐스팅 기법으로 정교하게 제작된 도예 작품들이다. 시 속에서 푸른 바다를 청무밭으로 오인해 날아들었던 나비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날개가 젖고 상처를 입는다. 박상준은 이 가녀린 존재의 상징인 나비를 지극히 하얗고 매끄러운 도자로 표현해 그 순수성을 극대화했다. 반면 나비가 마주하는 바다는 거칠고 압도적인 질감으로 대비시켜,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사회적 환경이나 운명적인 시련을 시각화했다.작가는 나비가 추락하는 찰나의 절망보다 그 이후에 찾아오는 '머묾'의 순간에 주목한다. 전시장 곳곳에 배치된 도자 조약돌과 징검다리는 시에는 등장하지 않는 작가만의 창의적 해석이 덧입혀진 결과물이다. 이는 바다라는 거대한 실존적 위협 앞에서 나비가 잠시 내려앉아 날개를 말릴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지대를 의미한다. 작가는 차가운 도자 표면에 온기를 불어넣듯, 상처 입은 존재들이 다시 날아오르기 위해 필요한 물리적·심리적 공간을 정성스럽게 빚어냈다.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돌의 형상은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선다. 그것은 누군가에게는 견고한 디딤돌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고단한 여정을 잠시 멈추게 하는 안식처가 된다. 작가는 돌의 형태를 빌려 우리 삶의 도처에 존재하는 작은 희망들을 형상화하고자 했다. 매끄러운 나비와 대비되는 투박한 돌의 질감은 현실이 비록 거칠지라도 그 안에 우리가 기댈 수 있는 단단한 지지체가 있음을 암시하며 관객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준다.이번 전시는 현대 도예가 가진 서사적 가능성을 확장했다는 평을 받는다. 실용적인 기물을 만드는 영역을 넘어, 문학적 상징을 입체적인 조형 언어로 치환함으로써 관객들이 작품 사이를 거닐며 한 편의 시를 입체적으로 읽어내게 만든다. 작가는 관객들에게 묻는다. 거친 바다 같은 세상에서 당신의 날개를 쉬게 할 조약돌은 어디에 있는가. 이러한 질문은 각박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내면을 돌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박상준의 '바다와 나비'는 오는 8월 16일까지 서울 갤러리한결에서 관객들을 맞이한다. 흰 나비의 가냘픈 날갯짓과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돌의 조화는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시적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관객들은 전시장 입구에서부터 출구에 이르기까지, 상처 입은 순수가 어떻게 다시 희망을 찾아가는지를 목격하게 된다. 작가는 도예라는 매체를 통해 비극을 치유로 전환하는 예술의 힘을 증명하며 이번 개인전의 막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