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기지 타격 현실로, 일 자위대 토마호크 시대

2026-08-25 23:00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 초카이호가 미국산 장거리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의 첫 실사격 훈련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본국으로 돌아온다. 일본 방위당국에 따르면 초카이호는 오는 30일 나가사키현 사세보 기지에 입항할 예정이다. 이번 귀환은 일본이 이른바 '반격 능력'이라 부르는 적 기지 타격 능력을 해상에서 실제로 운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안보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 자위대 함정이 토마호크를 실제로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는 일본의 원거리 정밀 타격 능력이 완성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초카이호는 지난달 말 미국 서부 인근 태평양 해상에서 미 해군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토마호크 실사격 시험을 진행했다. 이번 훈련을 통해 일본 방위성은 미사일 발사 체계의 정상 작동 여부뿐만 아니라 승조원들의 실전 운용 역량까지 종합적으로 점검했다. 일본은 이번 발사 성공으로 미국을 제외하고 호주와 네덜란드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수상함에서 토마호크를 발사할 수 있는 국가 반열에 올랐다. 이는 해상자위대의 작전 반경과 타격 범위가 비약적으로 확장되었음을 의미하는 지표다.

 


일본 최고 군사 당국자인 사이토 아키라 해상막료장은 이번 훈련 성과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초카이호가 얻은 지식과 경험이 향후 토마호크 발사 능력을 갖추게 될 다른 함정들에게도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보안상의 이유로 초카이호의 구체적인 실전 배치 및 임무 투입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해상자위대는 이번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전체 함대의 현대화와 공격 역량 강화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번 실사격 성공은 철저한 준비 과정의 결과물이다. 초카이호는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현지에서 토마호크 발사 체계 탑재를 위한 개조 작업을 진행했으며, 승조원들은 강도 높은 운용 교육을 이수했다. 올해 초 이미 발사 능력을 확보한 데 이어 이번 실전 사격까지 마침으로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면에서 준비를 마쳤다. 도입되는 토마호크 미사일은 사거리가 약 1,600km에 달해, 일본 영해 내에서도 주변국의 주요 거점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위력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행보는 2022년 말 개정된 안보 관련 3대 문서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일본은 상대국의 미사일 발사 거점 등을 선제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전력 강화를 국가 전략으로 확정했다. 방위성은 오는 2027년도 말까지 미국으로부터 최대 400발의 토마호크를 확보할 계획이며, 초카이호 외에 다른 이지스함들에 대해서도 순차적인 개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일본의 방위 전략이 수동적 방어에서 능동적 억제력 확보로 완전히 전환되었음을 시사한다.

 

초카이호의 사세보 기지 귀항은 자위대의 장거리 미사일 실전 배치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일본은 앞으로 이지스함의 순차적 개조와 미사일 추가 도입을 통해 해상 기반의 반격 능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북아시아의 군비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일본의 이번 토마호크 운용 능력 확보는 주변국과의 군사적 균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변수로 떠올랐다. 일본의 공격형 무기 체계 강화는 향후 지역 안보 지형을 재편하는 핵심 동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붓질 몇 번에 오리가 둥둥, 이강소의 찰나

다. 1990년대 초부터 본격화된 그의 조각 실험은 인간의 인위적인 의도를 걷어내고 중력과 속도, 물질의 본성이 빚어내는 자연스러운 질서를 탐구해 왔다. 억지로 다듬지 않은 투박한 흙의 모습은 작가의 손끝을 거쳐 비로소 살아있는 존재로 거듭난다.서울 롯데뮤지엄에서 막을 올린 '이강소: 일어나고 사라지는' 전시는 거장의 50년 예술 여정을 150여 점의 작품으로 펼쳐 보인다. 이번 전시는 그간 회화에 가려져 있던 조각과 판화의 비중을 높여 작가의 다각적인 예술 세계를 조명한다. 특히 1973년 명동화랑에서 선보였던 전설적인 퍼포먼스 '소멸'이 53년 만에 재현되어 눈길을 끈다. 전시장에 놓인 낡은 탁자와 의자는 과거의 복원을 넘어 새로운 시간과 관객을 만나며 또 다른 사건을 만들어낸다.이강소의 작업 철학을 관통하는 핵심은 '비움'과 '무위(無爲)'다. 그는 붓을 잡을 때조차 미리 정해진 형상을 쫓지 않는다. 마음을 비우고 붓이 가는 대로 몸을 맡길 때 비로소 예기치 못한 신비로운 이미지가 나타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화면 속 오리나 배의 형상은 뚜렷한 실체가 아니라 몇 번의 붓질이 남긴 흔적일 뿐이다. 작가는 자신의 의도가 개입되는 순간을 경계하며, 끊임없이 '나의 아성'을 죽이고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실재와 이미지 사이의 간극에 대한 의문은 그의 설치 작품 '여백'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낙동강변의 갈대를 전시장으로 옮겨온 이 작품은 거울과 관람객의 모습이 투영되며 매 순간 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1975년 파리비엔날레에서 닭의 발자국을 작품으로 삼았던 것처럼, 그는 자신이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요소를 작업 안으로 끌어들인다. 존재한다는 것이 과연 우리가 보는 그대로인지 묻는 거장의 질문은 반세기 넘게 이어지고 있다.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2025년 신작 '바람이 분다' 연작은 노장의 멈추지 않는 실험 정신을 보여준다. 화선지와 먹을 활용해 한국화의 형식을 빌려온 이 작업에는 수십 년 전 지인에게 받은 낙관이 찍혀 있다. 과거의 인연과 현재의 붓질이 교차하며 나타남과 사라짐의 미학을 완성한다. 검은 물감 위에 흰색을 덮어 지우고 다시 드러내는 과정은, 끊임없이 의도를 지워내려는 작가의 치열한 고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여든을 넘긴 나이에도 매일 새벽 작업실로 향하는 이강소는 여전히 다음 작업을 궁리하는 현역이다. 익숙해진 방식을 버리고 '안 하던 짓'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의 태도는 젊은 예술가들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회화와 조각, 사진과 퍼포먼스를 넘나들며 경계를 허물어온 그의 실험은 11월 1일까지 관람객들과 만난다. 거장이 빚어낸 찰나의 흔적들은 우리가 믿어온 실재의 의미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