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주차 빌런' 퇴출, 강력한 법 시행
2026-08-28 17:17
아파트 단지나 상가 건물의 유일한 통로를 차량으로 가로막아 다수의 입주민에게 피해를 주는 이기적인 주차 행태에 종지부가 찍힐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8일부터 주차장 진출입 방해 행위를 비롯해 공공 주차장 내 무단 점유 및 취사 행위를 엄격히 규제하는 개정 주차장법과 시행령을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사유지라는 이유로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주차장 입구 방해 행위에 대해 지자체가 직접 개입하여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강력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그간 아파트 주차장 입구는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니라는 허점 때문에 차량 이동 요구를 거부해도 경찰이나 지자체가 강제로 견인하거나 처벌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는 주차장 관리자가 이동을 정식으로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경우,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5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1차 위반 시 100만 원으로 시작해 3차 이상 적발될 경우 최고액인 500만 원이 부과되는 구조로, 단순한 주차 다툼을 넘어선 악의적인 방해 행위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공공의 자산인 무료 공영주차장을 개인 창고처럼 사용하는 얌체 행위도 단속 대상이다. 앞으로 무료 공영주차장에 차량을 세워두고 한 달 이상 방치할 경우 장기 방치 차량으로 간주되어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1차 적발 시 30만 원부터 시작해 반복될 경우 최대 100만 원까지 부과된다. 이는 도심 내 주차난을 가중시키는 장기 방치 차량을 정리하여 주차장의 본래 기능인 회전율을 높이고, 더 많은 시민이 공평하게 주차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이번 법 개정이 이웃 간의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성숙한 주차 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지자체와 주차장 관리자 간의 긴밀한 협조 체계 구축이 제도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로 꼽힌다. 운전자들 역시 자신의 편의를 위해 타인의 통행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이제는 막대한 경제적 징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주차 공간은 모두가 공유하는 공공의 영역이라는 시민 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과 엄숙한 추모의 공간으로만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칠곡은 전쟁의 기억을 넘어, 그 파괴된 자리에 다시 세워진 건축물들을 통해 삶의 회복과 사색을 제안하는 여행지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왜관읍 일대를 중심으로 국경과 세대를 넘나든 건축가들의 흔적이 켜켜이 쌓이며 칠곡만의 독특한 인문학적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그 변화의 중심에는 석적읍 논둑길 사이에 자리 잡은 복합문화공간 '시호재&시차'가 있다. 평범한 시골 마을의 풍경 속에 파고든 이 현대적인 건축물은 외지인들을 칠곡으로 불러모으는 강력한 자석 역할을 한다. 이곳은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개인 미술관과 게스트하우스를 겸비한 건축주의 꿈이 담긴 집이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동시에, 건축이 선사하는 공간의 미학과 정서적 몰입감을 온몸으로 체험하며 일상의 번잡함을 덜어낸다.공간의 이름인 '시호재'는 시간을 얹는 활의 집이라는 뜻을 지니며, '시차'는 외부 세계와는 다른 느린 시간이 흐르는 곳임을 상징한다. 건축물은 마치 촛불을 감싸 쥔 두 손처럼 유연한 타원형 곡선을 그리며 서 있다. 두 동의 건물은 시선이 머무는 각도에 따라 그 형태를 달리하며 방문객에게 끊임없는 시각적 자극을 준다. 높게 솟아 위압감을 주는 대신, 낮은 자세로 주변 농가와 조화를 이루며 차분하게 공간을 구분 짓는 배려가 돋보인다.이곳의 매력은 한눈에 전모를 파악할 수 없는 예측 불가능성에 있다. 산책로를 따라 모퉁이를 돌 때마다 새로운 공간이 열리고, 빛과 그늘이 교차하는 지점마다 기대하지 못한 풍경이 펼쳐진다. 모든 것을 한 번에 드러내지 않고 은밀하게 숨겨둔 공간의 미학은 낯선 여행지를 탐험할 때 느끼는 설렘과 닮아 있다. 방문객들은 건축가가 의도한 동선을 따라가며 마치 미로를 탐험하듯 공간이 주는 두근거림을 만끽하게 된다.시호재&시차를 설계한 유이화 건축가는 세계적인 거장 이타미 준(유동룡)의 장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녀는 아버지가 제주에 남긴 자연 친화적 건축 철학을 계승하면서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해석을 덧붙였다. 바람 소리를 건축의 일부로 끌어들였던 아버지의 '풍(風) 미술관'처럼, 유이화는 칠곡의 대지에 마음의 화살을 얹는 사색의 공간을 빚어냈다. 부드럽게 휘어진 외벽과 섬세한 마감은 대를 이어 내려오는 건축적 유산이 어떻게 현대적으로 진화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전쟁의 비극이 휩쓸고 간 칠곡의 땅은 이제 건축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치유의 메시지를 던진다. 프랑스와 독일의 신부들, 그리고 재일교포 건축가의 딸이 남긴 건축물들은 경계에 서 있던 이들이 이 땅에 심어놓은 희망의 증거들이다. 칠곡 여행은 이제 위령탑을 도는 엄숙한 행위를 넘어, 부서진 땅 위에 다시 세워진 아름다운 건축물 사이를 거닐며 삶의 방향을 다시 겨누는 여정이 되고 있다. 건축이 보여주는 특별한 미감은 칠곡을 찾는 이들에게 가장 기분 좋은 여행의 이유가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