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예산 800조 시대…AI·반도체에 재정 집중

2026-09-01 07:51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2027년도 예산안을 심의·의결한다. 정부가 예산 편성의 전 과정을 주도해 마련한 첫 예산안으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미래산업을 비롯해 청년과 지방 분야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확장재정 기조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정부는 내년도 총지출 규모를 올해보다 10% 이상 증가한 800조원대로 편성할 예정이다. 연간 총지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어선 국가 예산이 불과 1년 만에 800조원대까지 확대되는 셈이다.

 

내년 예산에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미래산업을 겨냥한 3대 메가프로젝트가 핵심 사업으로 포함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청년 지원과 지방 주도 성장, 인재 육성 등에도 재원을 집중 투입한다.

 


청년 정책의 경우 이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직접 ‘청년예산 언박싱 2027’ 행사에 참석해 주요 지원 방향을 공개했다. 청년 일자리 확대를 비롯해 주거 안정과 자산 형성 지원을 강화하고 혼인과 출산을 돕기 위한 정책도 확대할 방침이다.

 

반도체 경기 호조 등에 따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세수를 활용한 미래대응기금 설치안도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된다. 정부는 세입 여건이 좋을 때 재원을 미리 축적한 뒤 미래산업 투자에 활용하고 경기 침체 등으로 세수가 감소할 경우 재정의 충격을 줄이는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전날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역대 가장 높은 증가율과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대응기금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의 ‘적금통장’에 비유하며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분야에 투자하는 동시에 세수 부족 상황에서는 재정의 완충 역할을 하는 장치라고 강조했다.

 

이날부터 국회가 100일 일정의 정기국회에 돌입하면서 정부 예산안과 미래대응기금은 여야 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 재원이라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의 사전 통제권을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짝퉁 슈퍼 예비비’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관련 예산에 대한 대폭적인 삭감과 면밀한 검증을 예고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2026년 세제개편안과 관련된 법률안도 함께 처리된다. 국무회의 의결을 거치면 세제개편안은 정부의 공식안으로 확정된다.

 

추석을 앞두고 민생 안정 대책도 논의된다. 정부는 추석 성수품 공급을 늘리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뒤 이날 오후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27년도 예산안과 미래대응기금 관련 법률안을 오는 3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국회는 이후 본격적인 예산 심사에 들어가며,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처리 기한은 12월 2일이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오페라의 유령’, 서울서 40주년 무대

국내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특히 2026년은 작품의 한국 초연 25주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한국어로 제작된 공연은 지난 25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무대에 오른 바 있어 이번 공연은 오랜만에 돌아오는 한국어 프로덕션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오페라의 유령’은 2001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한국 뮤지컬 시장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공연 제작과 유통, 마케팅 등 당시 국내에 익숙하지 않았던 선진적인 공연 시스템을 도입하며 국내 뮤지컬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작품을 상징하는 웅장한 음악과 화려한 무대 역시 오랜 시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지하 미궁과 샹들리에를 활용한 무대 연출, 19세기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랑 이야기가 어우러지며 세대를 넘어 꾸준히 관객을 공연장으로 불러 모았다.새롭게 작품을 접하는 관객에게는 생애 첫 뮤지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과거 공연을 관람했던 팬들에게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감동을 다시 경험하게 하는 작품이라는 평가다.한국 초연부터 모든 시즌에 참여해온 라이너 프리드 협력 연출은 작품이 한국에 돌아올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왔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과 지지가 있었기에 오랜 기간 작품의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제작사 에스앤코 신동원 대표 역시 ‘오페라의 유령’이 한국 뮤지컬 산업화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이면서 관객에게 꾸준히 설렘을 안겨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40주년과 한국 초연 25주년이 겹치는 만큼 이번 공연을 관객들과 함께 기념할 수 있는 특별한 무대로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작품의 세계적인 기록도 눈길을 끈다. ‘오페라의 유령’은 전 세계 52개국, 217개 도시에서 23개 언어로 공연됐으며 누적 관객은 1억6000만 명에 이른다. 수많은 작품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공연계에서 수십 년 동안 꾸준히 관객을 만난 대표적인 장기 흥행작으로 꼽힌다.1986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데 이어 1988년 미국 뉴욕에서도 무대에 오른 ‘오페라의 유령’은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 30년 넘게 동시에 공연된 유일한 작품으로 기록돼 있다. 또한 연극과 뮤지컬을 통틀어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공연된 작품으로 기네스북에도 이름을 올렸다.세계 주요 시상식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토니상과 올리비에상, 드라마 데스크상 등을 비롯해 70개가 넘는 부문에서 수상하며 뮤지컬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작품의 음악은 현대 뮤지컬을 대표하는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맡았다. 대표곡 ‘더 팬텀 오브 디 오페라’를 비롯한 주요 넘버들은 웅장한 선율과 섬세한 감성을 오가며 등장인물의 감정을 표현한다. 마리아 비욘슨이 제작한 무대와 의상 역시 19세기 파리 오페라 하우스의 화려함과 낭만을 무대 위에 구현한다.40주년과 한국 초연 25주년을 동시에 맞은 이번 한국어 공연은 오는 12월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우리은행홀에서 막을 올린다. 공연은 2027년 2월 28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