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세에 엽총 들고 입국”…전 F1 회장 공항서 조사

2026-09-09 10:32


전 포뮬러원(F1) 회장 버니 에클스톤(96)이 엽총을 소지한 채 포르투갈에 입국했다가 공항에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클레이 사격을 하기 위해 스위스에서 총을 가져왔다고 설명했지만, 가방 검사 과정에서 총기 관련 서류를 갖고 있지 않았던 것이 문제가 됐다. 

 

영국 타블로이드지 더 선은 8일(한국시간) 에클스톤이 개인 전용기를 타고 포르투갈 공항에 도착한 뒤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클스톤은 공항에서 가방을 검사받던 중 엽총이 발견되자 총을 클레이 사격에 사용하기 위해 스위스에서 포르투갈로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에클스톤은 자신의 집에도 허가받은 총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포르투갈에 도착한 뒤 세관 통관 절차도 정상적으로 마쳤으며, 세관 직원들을 잘 알고 있어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경찰관이 가방을 확인해도 되겠느냐고 물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가방을 열어 검사하는 과정에서 엽총이 발견됐고, 경찰은 에클스톤에게 총기를 적법하게 소지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서류가 있는지 확인했다.

 

문제는 에클스톤이 당시 관련 서류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경찰이 자신을 체포하겠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에클스톤은 “나는 그런 서류를 갖고 여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과 문제가 발생했지만 몇 시간 뒤 해결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이 끝난 뒤에도 계속 골치 아픈 일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총기를 가지고 해외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된 셈이다.

 

더 선은 공항에서 무기를 소지한 사실이 적발될 경우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에클스톤의 경우 최대 5151파운드, 우리 돈 약 937만원의 벌금으로 사건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포르투갈 현지 소식통도 이번 사건이 벌금으로 끝날 수 있는 실수로 보인다고 더 선에 밝혔다. 이 소식통은 에클스톤이 가방에서 산탄총이 발견됐을 때 침착한 태도를 유지했으며 경찰과 어떤 다툼도 벌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총기와 관련된 문제인 만큼 잠재적으로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에클스톤은 F1을 약 40년 동안 이끌었던 인물이다. F1의 세계적인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막대한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에클스톤에게 벌금 규모도 관심을 끌었다. 더 선은 그의 재산을 20억 파운드, 우리 돈 약 3조6372억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예상되는 벌금 5151파운드는 에클스톤의 재산 규모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금액이다.

 

에클스톤의 사생활도 함께 주목받았다. 그는 1930년생으로, 지난 2012년 당시 82세의 나이에 자신보다 46세 어린 파비아나 플로시와 재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서는 2020년 아들도 태어났다. 당시 에클스톤의 나이는 90세였다. 그의 큰딸은 올해 71세다.

 

이번 사건을 다룬 더 선 기사 댓글에서는 공항에서의 총기 소지 문제뿐 아니라 에클스톤의 가족관계와 나이를 두고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96세인 에클스톤이 49세 여성과 결혼해 6세 아들을 두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나타내는 댓글도 잇따랐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유물이 살아 움직인다”…국중박 분장놀이 열풍

수백 개의 병뚜껑으로 삼국시대 금동신발을 표현한 학생들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국중박 분장놀이 전국편’이 만들어낸 장면들이다. 최근 이 행사는 SNS에서 48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박물관에 전시된 문화유산을 직접 몸으로 표현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참여형 콘텐츠가 대중의 호응을 얻은 것이다.과거 박물관은 조용히 유물을 감상하는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녀노소가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문화 공간으로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사실 예술 작품을 사람들이 직접 따라 하며 즐기는 문화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19세기 유럽에서는 명화나 역사적 장면을 사람의 몸과 주변 배경으로 재현한 뒤 그대로 멈춰 있는 ‘활인화(Tableaux Vivants)’가 사교적인 오락으로 인기를 끌었다.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미국 J. 폴 게티 미술관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활용해 유명 작품을 재현하는 챌린지를 제안했고, 이는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이어졌다.국립중앙박물관은 이러한 흐름을 우리 문화유산에 접목했다. 2025년 처음 시작한 ‘국중박 분장놀이’는 유리 진열장 안에 놓여 있던 유물을 사람들이 직접 표현할 수 있도록 한 기획이다.참가자들은 단순히 유물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찾아보고 공부한 뒤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익숙하게 보던 문화유산에 새로운 이야기를 더하면서 진열장 속 유물이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특히 지난해 시작한 행사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올해는 전국 4개 권역으로 범위를 넓혔다. 참가자들은 널리 알려진 유물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유산까지 찾아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재현했다.이 과정에서 대중은 단순히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에서 벗어났다. 자신이 직접 문화유산을 알아보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역할까지 하게 된 것이다. 재미를 통해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하지만 행사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지역 박물관의 현실도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형 국립박물관에 비해 지방 공립박물관은 인력과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지역에도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향토 문화유산이 적지 않다. 이런 유물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소개한다면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있다.문제는 이를 실제 기획으로 이어갈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기초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방 공립박물관에서는 소수의 학예사가 유물 관리뿐 아니라 각종 행정 업무까지 맡는 경우가 있다. 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이유다.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발길을 지역으로 이끄는 문화 콘텐츠도 필요하다. 이번 ‘국중박 분장놀이’의 흥행은 재미있는 콘텐츠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따라서 이 기획이 단순한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전국적인 문화 축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역 박물관으로 경험을 넓힐 필요가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행사 규모를 확대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역의 작은 박물관들도 비슷한 기획을 시도할 수 있도록 노하우를 공유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지역 박물관에 잠들어 있는 향토 문화유산도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만나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사람들이 직접 유물을 표현하고 지역의 이야기를 함께 나눈다면 박물관은 지역민에게 더욱 가까운 공간이 될 수 있다.국중박 분장놀이가 보여준 가능성이 수도권의 대형 박물관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 곳곳으로 이어진다면 문화유산을 즐기는 방식도 더욱 다양해질 수 있다. 진열장 속에 머물던 유물이 사람들의 상상력을 통해 다시 살아나는 문화가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