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려고 해도 안 팔려” 농민들 농지값 폭락 호소

2026-09-18 10:14


경남 농촌에서 농지 거래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까지 진행되면서 농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고령이나 질병, 상속 등의 이유로 직접 농사를 짓기 어려운 농지 소유자들이 땅을 처분하려 해도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농지 가격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남 의령군에서 농사를 짓는 80세 농민은 최근 농지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평당 20만원 정도 하던 농지를 10만원에 내놓아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농지를 담보로 대출받은 농민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한 농민은 지역농협에서 평당 18만~19만원 수준으로 평가받던 농지를 담보로 대출받았지만, 새로운 감정평가에서 가격이 12만~13만원으로 떨어졌고 시간이 지나면서 7만원대까지 내려갔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5월부터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를 대상으로 기본조사를 진행했고 7월 말 조사를 마쳤다. 이어 8월부터는 위반 의심 농지를 대상으로 심층조사에 들어갔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도 토지거래허가구역이나 경매 취득 등 9개 우선조사 유형에 해당하는 경남·부산·울산 지역 5만6000여 필지를 대상으로 오는 12월까지 별도의 심층조사를 진행한다.

 

농지 거래 자체도 크게 감소했다. 18일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농식품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농지 거래량은 31만4144필지로 집계됐다. 2021년 66만2381필지와 비교하면 52.6% 감소한 수치다.

 

경남의 상황도 비슷하다. 도내 농지 거래량은 2021년 6만7033필지에서 지난해 3만222필지로 줄었다. 감소 폭은 54.9%에 달했다.

 


농지법에 따라 농지 소유자가 처분 의무를 통지받은 뒤 1년 안에 농지를 처분하지 않으면 처분명령을 받을 수 있다. 이후에도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공시지가와 감정가 가운데 높은 금액의 25%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다.

 

농민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제도가 농지 가격을 더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처분 대상이 된 농지 소유자들이 급하게 매물을 내놓게 되면 주변 농지까지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고령화가 심각한 농촌에서는 농지 위탁경영 요건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행 농지법상 농지 위탁경영이 허용되는 경우는 징집이나 3개월 이상 국외 체류, 질병, 취학, 공직 취임 등으로 제한돼 있다. 해당 요건에 맞지 않는 경우 위법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어 농사를 직접 짓기 어려운 고령 농민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난 5월 18일부터 7월 31일까지 진행한 기본조사에서도 농지법 위반 의심 사례가 상당수 확인됐다. 1996년 1월 1일 이후 취득한 농지 136만㏊를 대상으로 행정 정보를 확인한 결과, 전체의 27.0%에 해당하는 284만 필지가 불법 임대차나 무단 휴경 등 농지법 위반이 의심되는 농지로 분류됐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정부가 농지를 모두 빼앗는다는 식의 잘못된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며 투기로 볼 수 있는 부분은 엄정하게 조치하되 선량한 농업인의 관행적인 법 위반이나 경미한 사항까지 처벌하거나 단속하려는 것이 아니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농촌 현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가라앉아 있다. 경남 합천의 한 농민은 농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상황에서 전수조사 이후 새로운 감정평가가 이뤄지면 농지 가격이 떨어지고 대출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호소했다. 산청의 한 농민도 수도권의 투기성 농지와 실제 농촌에서 거래되는 농지를 같은 기준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며 농촌에서는 땅을 내놓아도 살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법 위반 농지를 매입하기 위해 내년 예산으로 8868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농어촌공사가 해당 농지의 소유권을 확보하고, 매입한 농지는 청년 농업인이나 전업 농업인 등에게 저렴하게 임대하는 방식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사업 예산은 내년 농식품부 신규 사업 예산 9257억원의 95%에 해당한다.

 

다만 정부와 여당은 전수조사 과정에서 농민들이 불필요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7일 농지 전수조사로 불편함을 느끼는 농업인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선량한 농업인과 국민에게 불필요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은 오는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농해수 당정협의를 열 예정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와 여당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고령이나 질병, 상속 등의 이유로 농지를 임차한 소유주들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강제 매각 우려를 고려해 이행강제금 면제나 차등 적용 등의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추석엔 여기 가세요” 4대 궁 무료로 열린다

민속놀이 체험도 함께 열린다. 국가유산청은 추석 연휴인 이달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 동안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무료로 개방한다고 18일 밝혔다. 평소 예약제로 운영되는 종묘도 이 기간에는 별도 예약 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다만 창덕궁 후원은 무료 개방 대상에서 제외된다. 후원 관람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유료로 진행된다.궁궐을 찾는다면 조선시대 왕실 문화를 직접 볼 수 있는 행사도 함께 즐길 수 있다. 경복궁에서는 연휴 기간에도 수문장 교대 의식이 진행된다. 왕실 호위 문화를 보여주는 수문장 교대 의식은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열리며, 수문장 파수 의식은 오전 11시와 오후 1시에 진행될 예정이다.직접 궁궐을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온라인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모두의 풍속도’ 누리집에 참여하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이용해 자신만의 조선시대 ‘부캐’를 만들어볼 수 있다.전국 곳곳에서는 추석을 맞아 전통 놀이와 공연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도 이어진다. 전북 전주시 국립무형유산원에서는 19일 ‘추석맞이 민속 놀이터’가 열린다. 방문객들은 윷놀이와 떡메치기, 농악 체험 등 전통문화와 관련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서울 경복궁 인근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도 26일부터 27일까지 ‘모두 함께 한가위’ 행사가 진행된다. 야외 오촌댁에서는 전통 탈곡기와 풍구 등을 이용해 직접 벼를 털고 낟알을 고르는 가을걷이 체험을 할 수 있다.실제 벼 이삭을 활용해 풍년을 기원하는 액자를 만드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대한씨름협회와 함께하는 ‘한가위 맞이 씨름 체험 교실’도 진행되며, 부산 무형유산인 ‘수영농청놀이’ 한마당과 어린이 국악 뮤지컬 ‘바리야 바리야’ 등도 만나볼 수 있다.국립민속박물관의 개방형 수장고인 파주관에서는 전시와 연계한 체험도 진행된다. ‘보존과학이 밝혀낸 종이 윷판의 비밀’ 전시와 함께 종이 윷판을 직접 접어 완성하는 프로그램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추석 연휴를 맞아 전통 공연을 선보인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는 24일과 26일, 27일 사흘 동안 오후 1시와 3시에 ‘디 아트스팟 시리즈’ 공연이 열린다.국악관현악단 결과 사물광대, 연희컴퍼니 유희, 소리꾼 김준수 등이 참여해 전통음악과 현대적인 공연을 결합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다만 국립박물관은 추석 당일인 25일에는 휴관한다. 따라서 박물관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연휴 날짜를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이번 추석 연휴에는 궁궐과 왕릉을 비롯해 박물관과 전통문화 공간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특히 24일부터 27일까지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이 무료로 개방되는 만큼 연휴 기간 서울과 전국의 전통문화 공간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기회가 마련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