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법원 양육권 판결 뒤 벌어진 비극

2026-10-14 08:53

 호주 법원에서 양육권을 인정받은 어머니가 한국에 머물던 네 살 딸의 소재와 안전을 확인해 달라고 경찰에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아이는 끝내 아버지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고 아버지가 아이를 데리고 해외로 출국하려 했다는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경찰이 아이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6시 8분쯤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장소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40대 A씨와 네 살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오후 6시 23분쯤 현장에 도착해 차량 안에서 부녀가 숨져 있는 것을 확인한 뒤 경찰에 인계했다. 

 

유족 측 설명에 따르면 A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으며 우울증 치료를 위해 여러 종류의 약을 처방받고 있었다. A씨는 호주에서 아내 B씨와 이혼 및 양육권 소송을 진행하던 중 지난해 10월 말 딸을 데리고 한국으로 들어왔다. 이후 제주 서귀포시에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지난 3월 30일 호주 법원에서 양육권을 인정받고 강제집행 허가까지 받았다. 이에 아이를 찾기 위해 한국으로 왔지만, 그사이 A씨가 서귀포로 거처를 옮긴 상태여서 딸을 직접 만나기 어려웠다. B씨는 4월 초 서귀포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하고 법원의 양육권 결정을 집행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B씨는 당시 경찰이 A씨의 정확한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채 영상통화로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딸이 잘 지내고 있다는 취지로 안내하는 데 그쳤다고 주장했다. B씨는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고 학대 흔적이 있는지 살펴보는 한편, 필요하다면 아버지와 아이를 분리해 달라고 거듭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러한 요구가 이어진 뒤에야 A씨와 딸을 파출소로 불러 신변을 확인했다는 것이 B씨 측 설명이다.

 

B씨는 이후 호주로 돌아간 뒤에도 아이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대사관을 통해 관련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22일 A씨를 대상으로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당시 신고 내용은 아이가 계속 운다는 것이었으며, 경찰과 서귀포시는 두 차례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실종신고 당시 경찰이 이러한 아동학대 의심 신고 이력을 자신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관련 조사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도 작성되지 않았다는 것이 B씨 측의 설명이다. 아이의 안전을 우려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음에도 기존 신고 이력과 관련한 정보를 충분히 전달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딸의 안전을 걱정할 만한 정황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B씨는 지난 2일 A씨가 딸이 다니던 어린이집에 미국으로 가게 돼 더 이상 등원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연락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아이가 다시 해외로 이동할 가능성을 우려한 B씨는 즉시 호주 대사관을 통해 현지 법원에 긴급 조치를 요청했다.

 

그 결과 B씨는 이튿날 열린 재판에서 딸의 여권을 취소하는 결정을 받아 출국을 막았다. 호주 법원의 양육권 결정에 이어 아이의 해외 이동을 막기 위한 조치까지 취했지만, 한국에 머물던 딸의 안전을 둘러싼 우려는 해소되지 않았다.

 

B씨는 제주경찰청에도 A씨의 정신건강 상태와 행동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며 아이의 소재를 파악하고 안전 조치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A씨가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으며 처방받은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 미국 출국을 언급하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였다는 점을 설명하며 딸의 안전을 걱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B씨는 참변이 발생하기 전까지 경찰로부터 별다른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경찰의 대응 과정에서 아동학대 의심 신고 이력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점을 특히 문제 삼았다. 그는 “왜 3월 아동학대 의심 신고 사실을 실종신고 당시 안내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경찰로부터 ‘확인을 안 했다. 죄송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타국에서 매일 관계 기관에 연락하고 경찰에 사정했지만 결국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여러 차례 도움을 요청했음에도 비극을 막지 못한 데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번 사건은 해외 법원의 양육권 결정 이후 아이의 소재와 안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관계기관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 특히 아동학대 의심 신고 이력과 해외 출국 가능성 등 아이의 안전을 우려할 만한 정황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관련 정보를 충분히 확인하고 위험 가능성에 적절하게 대응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다만 경찰의 구체적인 조치와 판단 경위, 사건 발생 전 위험 신호를 어떻게 파악했는지 등은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여성농업인과 함께 여는 희망농촌

편, 관련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도 새롭게 선보였다.농림축산식품부는 13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농협중앙회와 공동으로 제5회 ‘여성농업인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정부와 농업계는 농업과 농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여성농업인의 활동을 널리 알리고, 이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2021년부터 매년 10월 15일을 ‘여성농업인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여성농업인의 기여를 되짚어보고 앞으로 농업·농촌이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로 마련됐다.올해 행사의 주제는 ‘여성농업인과 함께, 세계로 도약하는 희망농촌’이다. 유엔(UN)이 지정한 ‘2026 세계 여성농업인의 해’를 맞아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뒷받침하는 여성농업인의 가치와 역할을 조명하고, 이들과 함께 만들어갈 미래 농촌의 모습을 모색하는 데 의미를 뒀다. 이날 행사에는 농식품부 장관을 비롯해 8개 여성농업인 단체 소속 관계자와 여성농업인, 농업 관계자 등 약 200명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여성농업인의 권익을 높이고 농업·농촌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들에게 포상이 이뤄졌다. 아울러 코미디언 김미화가 여성농업인 정책 홍보대사로 위촉돼 관련 정책과 여성농업인의 역할을 알리는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참석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서로의 경험을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청년농과 결혼이민여성 등 서로 다른 세대와 배경을 가진 여성농업인들이 토크콘서트에 참여해 농촌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와 현장 경험을 공유했다. 다양한 삶의 경험을 통해 여성농업인이 마주한 현실과 농업·농촌에서의 역할을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여성농업인들이 바라는 농업·농촌의 미래를 담은 희망메시지 낭독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농업·농촌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세계와 연결되는 퍼포먼스에도 함께했다. 이를 통해 여성농업인의 활동을 국내 농업 현장에만 한정하지 않고 세계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며 미래 농촌의 가능성을 모색했다.여성농업인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정책 정보 제공도 강화된다. 농식품부는 여성농업인의 날을 맞아 필요한 정책과 사업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를 새롭게 마련했다. 기존 농식품지식정보서비스인 ‘농업ON’에 여성농업인 전용 메뉴를 구축해 관련 정책과 사업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도록 했다.이에 따라 여성농업인들은 농업ON 누리집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정책과 지원사업 정보를 보다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다. 기념행사에서 여성농업인의 역할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자세한 내용은 농식품지식정보서비스 농업ON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2026년이 세계적으로 여성농업인의 역할과 가치를 함께 살펴보는 뜻깊은 해인 동시에, 국내 여성농업인 정책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2026년은 세계가 여성농업인의 역할과 가치를 함께 바라보는 뜻깊은 해이자, 우리나라 여성농업인 정책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여성농업인이 농업·농촌의 미래를 이끄는 핵심 경제주체로서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이번 행사는 여성농업인의 공헌을 조명하는 동시에 현장의 목소리를 나누고 정책 지원 방향을 살펴보는 계기가 됐다. 농식품부는 여성농업인이 농업·농촌의 핵심 경제주체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