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백반 7만원, 가격보다 식당주인 반응에 더 놀라

2025-03-10 14:53

울릉도의 한 식당에서 유튜버가 백반 정식을 시킨 후 가격 대비 부실한 반찬 구성에 대해 항의하자 식당 측이 황당하게 대응한 사실이 알려지며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은 지난해 8월, 유튜브 채널 ‘투깝이’에서 공개한 ‘울릉도 7만2000원 밥상 이게 맞나요?’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비롯됐다.

 

영상에 따르면, 해당 유튜버는 지인들과 함께 경북 울릉군을 여행하면서 한 식당을 방문해 백반 정식 6인분을 주문했다. 이들은 메뉴에 대해 물었고, 식당 주인은 "메뉴는 없고 그냥 밑반찬과 김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후 나온 밑반찬은 어묵, 김치, 메추리알, 멸치볶음, 미역무침, 나물, 버섯볶음, 오징어 내장 등으로, 백반의 가격은 1인당 1만2000원, 총 7만2000원에 달했다.

 

하지만 유튜버는 밑반찬이 부실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반찬이 이게 끝이냐"고 항의했다. 이에 식당 주인은 "여기 울릉도다"며 "우리가 반찬 제일 많이 나오는 곳이다. 다른 데 가면 5개밖에 안 준다"고 대답했다. 유튜버는 황당한 대답에 헛웃음을 지으며 "반찬도 3명씩 나눠 먹으라고 조금씩 나왔다"고 언급했다. 식사는 끝났고, 유튜버는 계산을 하며 "울릉도 올 때마다 당연하다는 태도가 너무 싫다. '섬이니까 비싸다', '울릉도는 다르다', '울릉도는 자연의 물을 먹어 더 맛있다'는 이런 태도가 너무 싫다"고 비판했다. 또한, "울릉도 오면 항 근처에서는 먹지 마라. 어제 민박집 할머니가 소개해 준 다른 음식점은 친절하게 잘해주더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영상은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급속히 퍼졌고, 수많은 누리꾼들이 식당 측의 태도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저게 울릉도 오지 말라는 거지", "음식값과 서비스가 저 모양이면 누가 또 찾아가고 싶을까?", "기가 막히네", "저런 사람이 있으면 서서히 망한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또 "손님을 봉으로 본다", "울릉도 언젠가 한 번 가보려 했는데 다른 곳 알아봐야겠다", "차라리 외국으로 가는 이유가 있다"는 등의 의견도 있었다.

 

 

 

울릉도는 대부분의 공산품과 식재료를 육지에서 공수해야 하기 때문에 물류비가 높고, 이로 인해 다른 지역보다 물가가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식당에서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바가지 요금’을 부과하는 경우가 많아 ‘바가지 섬’이라는 오명도 따라왔다. 이에 울릉군은 물가 안정을 위해 지난해 실효성 있는 정책을 추진했다. 특히 관광 성수기에는 가격 표시제를 점검하고, 물가 안정 계도 활동을 하며 ‘착한 가격’ 업소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울릉도의 일부 식당들이 여전히 부적절한 서비스와 과도한 가격 책정을 하는 사례를 여실히 드러내며 큰 논란을 일으켰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소중한 정보 감사하다", "관광 오지 말라고 홍보 제대로 한다", "기가 막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영상은 10일 오전 8시 기준으로 조회수 48만 회를 넘기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울릉도는 '바가지 요금'이라는 낙인을 벗기기 위해 물가 안정에 더욱 힘쓸 계획이다. 지난해 '지방물가 안정관리 평가'에서 우수 지자체로 선정되었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울릉도의 관광 산업이 더욱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현실 너머, 상상 속 세계로”…임현정 ‘마음의 아카이브’

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한국, 미국 서부, 유럽 등 다양한 지역을 오가며 겪은 경험과 그 속에서의 감정 변화를 회화로 풀어낸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임현정은 '직관적 드로잉'이라는 독자적인 방식을 통해 내면의 감정과 상상의 풍경을 그려내며, 관람자들에게 꿈결 같은 심상의 세계를 전달한다.임현정의 회화는 명확한 스토리나 플롯보다는 감각과 기억, 상상에 기반한 자유로운 흐름이 특징이다. 그는 “손이 이끄는 대로 상상 속 마음 풍경을 그리고 있다”고 말하며, 현실의 감정과 경험이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장면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그림 속에 담아낸다. 그의 작업은 규칙적 구성이 아닌, 감정의 파장과 생각의 흐름에 따라 펼쳐지며 일종의 ‘마음의 지도’를 그려나간다.전시 제목 ‘마음의 아카이브’는 그가 2018년부터 미국 서부에서 생활하며 쌓아온 마음속 기록들을 표현한 개념이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지의 자연환경과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는 그의 감각과 시선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고, 이는 고스란히 작품 속에 녹아들었다. 나무, 바다, 빛, 기후 등 자연 요소는 그의 그림에서 중요한 장치로 기능하며, 일상과 꿈의 경계를 허무는 상징적 이미지로 구현된다. 임현정의 작품에는 동서양 예술 전통이 고루 담겨 있다. 그는 히에로니무스 보쉬, 피터 브뤼겔 등 고전 유럽 화가들에 대한 오마주를 자신의 화면에 녹여내는 한편, 동양 산수화가 지닌 이상향의 세계와 미국의 광활한 자연 풍경을 절묘하게 접목시킨다. 이처럼 그의 그림은 신화와 현실, 고전과 현대, 한국과 서구의 미술 언어가 유연하게 융합된 공간이다. 개별적 서사가 아닌, 겹겹이 쌓인 감각의 결들이 모여 만들어낸 시적 풍경이 관람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전시의 부제 ‘태평양을 건너며’는 지리적 이동뿐 아니라, 문화적 경계를 넘어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려는 작가의 의지를 담고 있다. 물리적으로는 태평양 양쪽을 오가며, 정신적으로는 동서양의 미적 체계와 감성을 넘나드는 그의 여정은 예술적 아카이브이자 내면의 일기장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자연의 모습과 해안 풍경, 빛과 공기의 결은 그가 실제 여행에서 느꼈던 생생한 경험이자, 동시에 동양적 이상 세계인 '몽유도원도'를 연상케 하는 환상의 시공간이기도 하다.이번 전시는 단일한 기억의 저장소가 아니라, 계속해서 확장되고 변화하는 임현정의 ‘마음 풍경’을 전시공간에 펼쳐놓는다. 삶과 예술, 현실과 상상, 자아와 타자의 경계를 흐리며, 그 안에서의 진정한 소통 가능성을 회화로 탐색하는 자리다. 이는 단순한 회화 전시를 넘어, 감정의 흐름과 미적 경험이 하나로 만나는 예술적 실험의 현장으로 볼 수 있다.임현정은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영국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에서 순수미술을 공부하며 국제적인 시야를 넓혔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부산현대미술관, 서울대 미술관, OCI 미술관 등 국내 유수의 기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회화 장르에서의 독창성과 감각적인 표현력으로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