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자영업자, 최저임금 인상에 '사망선고'
2026-07-10 22:55
식자재 가격 폭등과 인건비 부담이 겹치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이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최근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수입 소고기와 주요 채소류 가격이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뛰어 식당 운영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호주산 갈빗살은 100g당 가격이 전년 대비 27% 이상 올랐고, 대파와 시금치 등 필수 채소류는 공급 불안정으로 인해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이로 인해 식당들은 무료 반찬 가짓수를 줄이거나 추가 비용을 받는 등 고육지책을 내놓고 있지만, 치솟는 물가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현장의 자영업자들은 가격 인상과 매출 감소 사이에서 외줄 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원가 상승분을 반영해 메뉴 가격을 올리면 손님의 발길이 끊기고, 가격을 동결하면 팔수록 손해가 발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경기도에서 스테이크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입육 가격 부담을 이기지 못해 가격을 올렸다가 단골손님마저 잃었다며 하소연했다.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소비 심리까지 위축되자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작년보다 올해가 더 힘들다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사회안전망 강화를 목적으로 추진되는 고용보험 개편안 역시 영세 사업장에는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안기고 있다. 새로운 개편안은 여러 곳에서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들의 소득을 합산해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취약 계층 노동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이들을 주로 고용하는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보험료 분담금과 복잡해진 행정 절차가 큰 짐이 된다. 매출 회복이 더딘 상태에서 인건비 외에 부수적인 비용까지 늘어나자 현장에서는 정책의 속도 조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소상공인의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원가 절감 지원과 금융 혜택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현장의 체감도는 낮다. 자영업자들은 단순한 지원금을 넘어 최저임금 동결이나 업종별 차등 적용 같은 실질적인 비용 절감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건비 지급을 위해 대출을 받아야 하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많은 업주가 통장 잔액을 확인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벼랑 끝에 선 자영업자들의 절규가 깊어지는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 최종 결정이 향후 중소 상권의 운명을 결정지을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법한 이 기묘하고도 정겨운 풍경은 현재 서울 성동구 아뜰리에 아키에서 개인전 ‘일상의 계절학’을 열고 있는 권능 작가의 작품 세계를 대변한다. 1990년생인 그는 역사적 거장들을 박제된 신화가 아닌,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이웃으로 재해석하며 아시아 미술 시장의 새로운 총아로 떠올랐다. 작가는 위대한 예술가들 역시 작업의 고통에 괴로워하고 친구들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던 일상인이었다는 점에 주목한다.권능의 화면은 예술가의 작업실부터 아트페어 전시장, 한강공원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익숙한 공간들을 배경으로 삼는다. 그 안에서 얀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나 렘브란트의 자화상 속 주인공들은 현대인들 사이에 섞여 자연스럽게 전시를 관람하거나 산책을 즐긴다. 이러한 발상은 작가가 대학 시절 아트페어에서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를 직접 목격하며 느꼈던 기묘한 동질감에서 시작되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예술적 우상들이 자신과 같은 공기를 마시고 고민하는 존재라는 깨달음은, 시공간을 초월한 예술가들의 만남이라는 독창적인 서사로 이어졌다.작가의 붓끝은 서양의 거장들을 넘어 한국의 전통 미학과 대중문화의 영역까지 거침없이 확장된다. 이번 신작에서는 여의도 한강공원 물가에 앉아 고뇌에 잠긴 반가사유상이나, 신윤복의 풍속화 속에서 튀어나와 머리를 감는 여인들의 모습이 현대적 풍경 속에 녹아든다. 민화 속 호랑이가 길고양이처럼 골목을 서성이고 비틀스와 디즈니 캐릭터가 일상 소품처럼 배치된 화면은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바라보게 만드는 장치가 된다. 이는 도시를 관찰하며 그 안의 숨겨진 이야기를 포착하는 ‘산보자’로서의 작가적 시선이 투영된 결과물이다.권능 작가가 시장의 뜨거운 선택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감탄을 자아내는 정교한 재현력에 있다. 그는 고흐의 거친 임파스토 기법부터 모딜리아니의 가느다란 인물 묘사, 동양화 특유의 번짐 효과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회화적 숙련도를 뽐낸다. 인공지능이 순식간에 이미지를 생성해내는 시대에 그는 한 사람이 오랜 시간 고민하고 선택하며 남긴 시간의 흔적이야말로 회화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가치라고 믿는다. 캔버스 위에 압축된 작가의 노동과 시간은 디지털 이미지가 흉내 낼 수 없는 깊이감을 만들어내며 컬렉터들을 매료시킨다.이미 해외에서는 그의 작품을 소장하기 위해 수년을 기다리는 대기 줄이 형성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홍콩, 대만, 중국 등 아시아 전역의 컬렉터들은 물론 미술관과 재단 등 전문 기관들이 앞다투어 그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 3월 홍콩에서의 완판 행진은 권능이라는 이름이 가진 시장 경쟁력을 입증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아뜰리에 아키 관계자에 따르면 해외 아트페어에서의 폭발적인 수요로 인해 국내 개인전 일정이 2년이나 미뤄졌을 만큼, 그는 현재 한국 미술계에서 가장 바쁜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이번 전시는 거창한 담론보다는 ‘지금 나는 어떤 일상을 살고 있는가’라는 소박한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작가는 특별함과 평범함이 종이 한 장 차이임을 역설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평범한 하루하루가 곧 새로운 역사가 되는 무대임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시대의 인물들이 하나의 화면에서 공존하는 모습은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일상을 조금 더 따뜻하고 색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8월 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권능이 구축한 유쾌한 상상력이 우리 시대의 일상을 어떻게 위로하고 격려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