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려도 37도 찜통… 습도 높은 무더위

2026-07-13 22:26

 전국을 달구고 있는 살인적인 가마솥더위가 화요일인 14일 전국적인 비 소식에도 불구하고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겠으나, 강수 이후 습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체감온도는 여전히 33도에서 35도 안팎을 기록하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 특히 경북 내륙과 강원 동해안 지역은 비가 그친 뒤 열기가 다시 살아나며 한낮 기온이 37도까지 치솟는 등 극한의 찜통더위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반도는 기록적인 열기에 휩싸여 있다. 지난 13일 대구의 낮 기온이 37.7도를 기록하는 등 영남권 곳곳이 37도를 웃도는 폭염에 신음했다. 낮 동안 축적된 열기는 밤에도 식지 않아 전국적으로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4일 아침 최저기온은 23도에서 27도 사이로 시작하겠으며, 낮 최고기온은 서울 32도, 대구 36도 등 전국적으로 28도에서 37도의 분포를 보이며 무더위의 기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비는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시작된다. 14일 오전 수도권과 충남 지역을 시작으로 오후에는 강원과 호남, 밤에는 영남 지역까지 강수 구역이 확대되겠다. 제주도에는 이미 비가 내리고 있으며, 이번 강수는 15일 오후가 되어서야 대부분 그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비가 내리는 동안 기온이 일시적으로 낮아질 수 있으나, 비가 멎은 직후 높은 습도가 열기와 결합해 불쾌지수를 급격히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수량은 지역별로 편차가 크겠으나 수도권과 경기 북부 등지에는 상당한 양의 비가 예고됐다.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내륙에는 많게는 12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겠으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충청, 전북 지역에도 30~10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14일 밤부터 15일 새벽 사이에는 시간당 최대 50mm에 달하는 물폭탄이 떨어지는 곳이 있어 저지대 침수와 시설물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비와 함께 찾아오는 강한 바람도 경계 대상이다.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전국적으로 순간풍속 시속 55km 이상의 강풍이 불겠으며, 해안가와 산지에는 시속 70km를 넘는 돌풍이 몰아칠 가능성이 크다. 바다의 물결 역시 서해와 동해 먼바다를 중심으로 최고 5m 이상으로 매우 높게 일 것으로 보여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해안가에서는 너울에 의한 높은 물결이 방파제를 넘을 수 있어 접근을 삼가야 한다.

 

기상청은 이번 비가 그친 뒤에도 고온다습한 공기가 머물며 무더위가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주요 도시의 낮 기온은 인천 30도, 대전 32도, 광주 31도 등으로 예보됐으며, 특히 경북 영덕과 포항 등지는 37도까지 오르며 폭염 특보가 유지될 전망이다. 시민들은 수분 섭취를 늘리고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등 온열 질환 예방에 힘써야 하며, 갑작스러운 호우와 강풍에 대비해 주변 안전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AI 시대 회화의 힘, 권능이 캔버스에 압축한 시간

법한 이 기묘하고도 정겨운 풍경은 현재 서울 성동구 아뜰리에 아키에서 개인전 ‘일상의 계절학’을 열고 있는 권능 작가의 작품 세계를 대변한다. 1990년생인 그는 역사적 거장들을 박제된 신화가 아닌,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이웃으로 재해석하며 아시아 미술 시장의 새로운 총아로 떠올랐다. 작가는 위대한 예술가들 역시 작업의 고통에 괴로워하고 친구들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던 일상인이었다는 점에 주목한다.권능의 화면은 예술가의 작업실부터 아트페어 전시장, 한강공원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익숙한 공간들을 배경으로 삼는다. 그 안에서 얀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나 렘브란트의 자화상 속 주인공들은 현대인들 사이에 섞여 자연스럽게 전시를 관람하거나 산책을 즐긴다. 이러한 발상은 작가가 대학 시절 아트페어에서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를 직접 목격하며 느꼈던 기묘한 동질감에서 시작되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예술적 우상들이 자신과 같은 공기를 마시고 고민하는 존재라는 깨달음은, 시공간을 초월한 예술가들의 만남이라는 독창적인 서사로 이어졌다.작가의 붓끝은 서양의 거장들을 넘어 한국의 전통 미학과 대중문화의 영역까지 거침없이 확장된다. 이번 신작에서는 여의도 한강공원 물가에 앉아 고뇌에 잠긴 반가사유상이나, 신윤복의 풍속화 속에서 튀어나와 머리를 감는 여인들의 모습이 현대적 풍경 속에 녹아든다. 민화 속 호랑이가 길고양이처럼 골목을 서성이고 비틀스와 디즈니 캐릭터가 일상 소품처럼 배치된 화면은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바라보게 만드는 장치가 된다. 이는 도시를 관찰하며 그 안의 숨겨진 이야기를 포착하는 ‘산보자’로서의 작가적 시선이 투영된 결과물이다.권능 작가가 시장의 뜨거운 선택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감탄을 자아내는 정교한 재현력에 있다. 그는 고흐의 거친 임파스토 기법부터 모딜리아니의 가느다란 인물 묘사, 동양화 특유의 번짐 효과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회화적 숙련도를 뽐낸다. 인공지능이 순식간에 이미지를 생성해내는 시대에 그는 한 사람이 오랜 시간 고민하고 선택하며 남긴 시간의 흔적이야말로 회화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가치라고 믿는다. 캔버스 위에 압축된 작가의 노동과 시간은 디지털 이미지가 흉내 낼 수 없는 깊이감을 만들어내며 컬렉터들을 매료시킨다.이미 해외에서는 그의 작품을 소장하기 위해 수년을 기다리는 대기 줄이 형성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홍콩, 대만, 중국 등 아시아 전역의 컬렉터들은 물론 미술관과 재단 등 전문 기관들이 앞다투어 그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 3월 홍콩에서의 완판 행진은 권능이라는 이름이 가진 시장 경쟁력을 입증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아뜰리에 아키 관계자에 따르면 해외 아트페어에서의 폭발적인 수요로 인해 국내 개인전 일정이 2년이나 미뤄졌을 만큼, 그는 현재 한국 미술계에서 가장 바쁜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이번 전시는 거창한 담론보다는 ‘지금 나는 어떤 일상을 살고 있는가’라는 소박한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작가는 특별함과 평범함이 종이 한 장 차이임을 역설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평범한 하루하루가 곧 새로운 역사가 되는 무대임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시대의 인물들이 하나의 화면에서 공존하는 모습은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일상을 조금 더 따뜻하고 색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8월 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권능이 구축한 유쾌한 상상력이 우리 시대의 일상을 어떻게 위로하고 격려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