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알'이냐 '원팀'이냐…화려함 속에 가려진 도로공사의 불안한 팀워크

2025-10-20 17:43

 올 시즌 여자배구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한국도로공사. 그러나 '어우도(어차피 우승은 도로공사)'라는 평가에 김종민 감독은 오히려 손사래를 쳤다. 모마, 타나차, 강소휘, 배유나, 황연주 등 이름값만으로도 상대를 압도하는 화려한 라인업을 구축했지만, 김 감독의 시선은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아닌 '팀'이라는 더 큰 그림을 향하고 있었다. 그는 "좋은 선수들만 모아 놓으면 생각들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로 뭉치는 게 지금 더 급하다"고 강조하며, 화려한 전력 뒤에 숨겨진 '모래알 조직'의 위험성을 경계했다. 개개인의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하나의 목표를 향해 시너지를 내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냉정한 진단이다.

 

김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지난 10년간 팀의 수비와 정신을 책임졌던 리베로 임명옥의 이적 공백이다. 코트 안의 리더 역할을 수행했던 그의 부재는 단순한 전력 누수를 넘어 팀의 구심점이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유력한 대체자인 문정원은 리베로로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팀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의 역할까지 맡기기엔 경험이 부족하다. 또 다른 베테랑 배유나는 미들블로커 포지션 특성상 코트 밖에 있는 시간이 많아 리더십을 꾸준히 발휘하기 어려운 실정. 결국 코트 안에서 선수들을 하나로 묶고 위기의 순간에 팀을 구해낼 새로운 리더의 등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결국 김종민 감독이 지목한 해답은 '에이스' 강소휘였다. 김 감독은 "이제 강소휘가 리더가 되어 팀을 끌고 가야 한다"며 직접적인 주문을 했다고 밝혔다. 단순히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해결사를 넘어, 팀을 위해 희생하고 동료들을 다독이는 진정한 에이스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 그동안 완전한 에이스 역할을 맡아본 경험이 적어 기복을 보였던 강소휘지만, 이제는 팀의 운명을 짊어질 위치에 섰다는 것이 감독의 판단이다. V리그 5년 차 베테랑 외국인 선수 모마가 "어떤 공이든 때려서 득점을 내겠다"며 주포로서의 책임감을 드러낸 만큼, 강소휘의 리더십이 더해진다면 공격진의 파괴력은 배가 될 전망이다.

 

다행히 선수단 내부에서도 위기감과 함께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중앙을 책임질 김세빈은 컵대회 준우승의 아쉬움을 "오히려 좋아"라는 말로 대신하며, "컵대회 준우승한 해에 정규리그 우승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긍정의 주문을 외웠다. 선수들 스스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블로킹과 서브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는 사실은 김 감독의 우려를 희망으로 바꾸는 대목이다. 화려한 별들이 모인 도로공사가 '하나의 팀'으로 뭉쳐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그 중심에 선 강소휘의 어깨에 모든 시선이 쏠리고 있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한복 공짜, 소품도 공짜…이번 주 '이곳' 안 가면 100% 후회합니다

험의 장으로 탈바꿈시킨다. 이번 행사는 전라감영과 한국전통문화전당을 중심으로 전주 시내 곳곳에서 펼쳐지며, 단순한 관람을 넘어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한복 문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가득 채워진다. 깊어가는 가을, 고즈넉한 한옥의 정취와 어우러진 한복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이번 한복문화주간의 가장 큰 매력은 방문객 누구나 부담 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문턱을 대폭 낮췄다는 점이다. 행사 기간 동안 주 무대인 전라감영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는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무료로 한복을 입어볼 수 있는 체험 부스가 상시 운영된다. 화려한 궁중 의상부터 단아한 선비의 도포까지,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전통 한복을 직접 입고 전주의 가을을 거닐며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또한, 나만의 노리개나 배씨댕기 같은 전통 장신구를 직접 만들어보는 공예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어, 한복의 멋을 한층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이번 행사는 단순히 한복을 입고 즐기는 것을 넘어, 한복이 지닌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미 전주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한복은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놀이 문화로,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필수 체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전주시는 이러한 흐름을 발판 삼아 한복이 단순한 관광 상품을 넘어 우리 고유의 정체성을 담은 소중한 문화유산임을 알리고자 한다. 고즈넉한 가을밤을 수놓을 전통 음악과 춤 공연, 한복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 등은 관람객들에게 한복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단 엿새 동안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우리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특히 대부분의 핵심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비용 걱정 없이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특별한 나들이를 계획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일상복을 벗고 고운 한복으로 갈아입는 순간, 익숙했던 전주의 풍경은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도시 전체가 살아있는 박물관이 되는 이번 주, 축제의 주인공이 되어 잊지 못할 가을날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