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기습 휴업에 입점 상인들 고사 위기
2026-05-11 18:58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잠실점은 평소 장을 보러 온 시민들로 북적여야 할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적막감만이 감돌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홈플러스가 전국 37개 매장에 대해 두 달간의 잠정 휴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마트 본체의 불은 꺼졌지만 1층에 입점한 카페와 식당 등 임대 매장들은 여전히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나 마트 방문객이 끊기면서 임대 매장을 찾는 발길도 뚝 끊겼고, 상인들은 텅 빈 복도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홈플러스 측은 이번 휴업이 슈퍼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추진 과정에서 결정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서울의 중계, 신내, 면목, 잠실점 등 주요 거점 점포들이 대거 포함되었으며 휴업 기간은 오는 7월 초까지 이어진다. 사측은 마트 영업만 중단될 뿐 임대 매장은 정상 운영이 가능하므로 별도의 영업 손실 보상안을 마련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상인들은 마트가 문을 닫은 상황에서 임대 매장만 운영하라는 것은 사실상 고사 직전의 방치와 다름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상인들의 분노를 더욱 키운 것은 본사의 무책임한 소통 방식이다. 일부 점주들은 공식적인 설명회나 사전 협의도 없이 언론 보도를 통해 휴업 사실을 처음 접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주 고객층이 사라지는 중차대한 변화를 앞두고 대비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부산과 서울 등 전국 각지의 휴업 점포 상인들은 홈플러스라는 대형 브랜드의 신뢰도를 믿고 계약을 체결했으나, 정작 위기 상황에서 본사가 보여준 태도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홈플러스 내부에서는 노사 갈등과 임대 상인들의 반발이 얽히며 유례없는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단식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히며 배수의 진을 쳤다. 기업의 매각 전략에 따라 추진된 대규모 휴업이 수많은 입점 상인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대형 유통업체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의지에 대한 비판 여론은 당분간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이 오로지 자신의 의지로 시간과 감각을 통제하려는 '주체성'에 대한 요구다. 스마트폰의 알림과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수동적 콘텐츠에 지친 현대인들은, 스스로 경로를 결정하고 멈춤의 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자기 주도적 행위에서 진정한 자유를 발견한다. 러닝이 건강을 넘어선 철학적 행위가 된 것처럼, 미술관 방문 역시 알고리즘이 침투하지 못한 성역을 찾아가는 여정이 된다.미술관이라는 공간은 건축적 장치를 통해 관람객에게 시간의 주권을 돌려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뮤지엄 산은 본관에 이르기까지 700미터의 긴 동선을 배치함으로써 관람객이 강제로 속도를 늦추고 걷는 행위 자체에 몰입하게 만든다. 빛과 돌, 물이 어우러진 이 여정에서 걷는 속도는 곧 작품에 대한 해석의 속도가 된다. 인위적인 강요가 아닌 공간의 흐름에 몸을 맡길 때, 사람들은 비로소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신만의 내러티브를 써 내려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자연광을 극대화한 알바루 시자의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멈춤의 미학을 극대화한 공간이다. 인공 조명을 배제한 백색의 곡면 안에서 빛의 변화를 느끼기 위해서는 반드시 걸음을 멈춰야 하며, 이 순간 관람객은 시간의 주인이 된다. 방문하는 시각과 날씨에 따라 매번 다른 빛의 층위를 마주하게 되는 이 가변적 경험은 디지털로 복제될 수 없는 유일무이한 가치를 지닌다. 건축이 작가의 예술 세계를 공간 언어로 번역하는 환기미술관이나 장욱진미술관 역시 관람객을 능동적인 독자로 변모시키는 힘을 발휘한다.때로는 건축이 스스로를 지우고 배경으로 물러날 때 관람객의 주체성은 더욱 선명해진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묵직한 석재 매스와 격자형 천창은 유물을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관람객에게 광활한 선택의 자유를 부여한다. 화려한 장식을 걷어낸 빈 공간은 그곳을 채우는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완성되며, 건물이 전면에 나서지 않기에 가능한 자유로운 사유가 허용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마당과 골목 구조를 통해 도심 속으로 열려 있는 방식 또한 전시 관람 여부와 상관없이 시민들이 자신만의 속도로 머물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시각 중심의 감각 체계를 뒤흔드는 시도 역시 주체성 회복의 중요한 열쇠다. 구마 겐고가 설계한 오디움은 소리를 담는 건축으로서 청각과 후각을 먼저 깨운다. 알루미늄 파이프 숲을 지나 편백 향이 가득한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관람객은 시각에만 의존해온 자신의 감각 위계를 자각하게 된다. 낯선 감각의 자극은 스스로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또렷하게 의식하게 만들며, 이러한 의식의 확장은 곧 외부의 기준이 아닌 내면의 기준을 세우는 주체적 경험으로 이어진다.이러한 오프라인의 경험들은 결코 디지털 화면으로 복사되거나 대리될 수 없는 불가역성을 지닌다. 발바닥에 닿는 바닥재의 질감, 전시실 사이의 미묘한 온도 차이, 천장에서 쏟아지는 빛의 온도는 반드시 현장에 몸이 존재해야만 느낄 수 있는 물리적 실체다. 정보가 스크린 너머로 치환되어 범람하는 시대일수록, 운동화 끈을 묶거나 미술관 계단을 오르는 작은 선택들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감각의 지표가 된다. 현대인들은 이처럼 재생 불가능한 순간들을 직접 통과하며 매일 조금씩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