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찍고 시작합니다!" 다카이치 내각, 역대급 '허니문' 지지율

2025-10-23 10:14

 지난 21일 공식 출범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내각이 취임 초부터 높은 국민적 지지를 얻으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요미우리신문이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전국 유효응답자 1,0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다카이치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무려 7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 역대 내각 출범 초 지지율 조사에서 5위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로, 향후 내각 운영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8%에 그쳐, 압도적인 지지율과 대조를 이뤘다. 특히 이 같은 지지율은 전임 이시바 시게루 내각의 51%나 지난 2021년 10월 출범했던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56%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는 다카이치 내각이 이전 내각들에 비해 훨씬 강력한 대중적 기반을 가지고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역대 내각 출범 초 지지율을 살펴보면, 2001년 4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이 기록한 87%가 최고치다. 그 뒤를 이어 2009년 9월 하토야마 유키오 내각이 75%, 2020년 9월 스가 요시히데 내각이 74%, 1993년 8월 호소카와 모리히로 내각이 72%를 기록한 바 있다. 다카이치 내각의 71%는 이들 내각에 버금가는 높은 지지율로, 일본 정치사에서 보기 드문 강력한 출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다카이치 내각의 높은 지지율 요인으로 '젊은 층의 지지세'를 꼽았다. 연령층별 지지율을 분석한 결과, 30대 이하 응답자 중 80%가 다카이치 내각을 지지한다고 답했으며, 40~50대는 75%, 60대 이상은 63%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는 젊은 세대가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이나 기존 정치권에 대한 변화의 열망을 다카이치 내각에 투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젊은 층의 적극적인 지지는 내각의 향후 정책 추진에도 긍정적인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신문은 높은 지지율이 반드시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과거 하토야마 내각이나 스가 내각처럼 출범 초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여러 난관에 부딪혀 단명했던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카이치 내각이 현재의 높은 지지율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유지하고 국정 동력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국민들이 다카이치 내각에 가장 먼저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정책 과제(복수 응답)로는 고물가(92%)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연금을 비롯한 사회보장(74%), 외교 및 안보(71%)가 뒤를 이었다. 이는 일본 국민들이 당면한 경제적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대한 우려를 동시에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카이치 내각은 이러한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는 실질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실행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

 

정당 지지율에서는 자민당이 32%로 선두를 유지했으며, 참정당 7%, 입헌민주당 6%,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이 각각 5%, 공명당이 4%를 기록했다. 이는 집권 자민당이 여전히 견고한 지지 기반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야당들의 약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임을 시사한다. 다카이치 내각은 강력한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확보했지만, 앞으로 펼쳐질 정치적 환경 속에서 이 지지율을 어떻게 활용하고 유지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원조 다 모였는데 주인공은 처음 보는 얼굴?…'국민 도적' 홍길동의 파격 세대교체

이의 신화'를 썼던 연출 손진책, 작곡 박범훈, 안무 국수호, 연희감독 김성녀 등 원조 제작진이 다시 뭉쳤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대를 모으는 '홍길동이 온다'는 과거의 영광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던" 서자의 설움이라는 고전 서사를 오늘날 청년들이 겪는 취업난, 사회적 단절, 그리고 만연한 불평등 문제와 정면으로 교차시킨다. 1993년 초연 당시 부패한 권력과 위선을 통렬하게 꼬집었던 파격은 그대로 유지하되, 그 칼끝이 향하는 방향을 동시대의 모순으로 옮겨와 시대를 관통하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이번 공연의 가장 파격적인 변화는 주인공 홍길동을 당대 최고의 여성 소리꾼들이 연기하는 '젠더 프리' 캐스팅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과거 '원조 홍길동'으로 전설적인 무대를 선보였던 김성녀의 뒤를 이어,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 이소연과 국악그룹 '우리소리 바라지'의 김율희가 더블 캐스팅되어 각기 다른 매력의 K-히어로를 선보인다. 이는 정형화된 남성 영웅 서사를 탈피하는 신선한 시도이자, 두 소리꾼의 섬세하면서도 호쾌한 에너지가 지금 시대가 마주한 답답함을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원조' 김성녀 연희감독은 "강직한 리더십의 이소연표 홍길동과 자유롭고 당찬 김율희표 홍길동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후배들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내, 세대교체를 통해 더욱 풍성해질 홍길동의 새로운 모습를 예고했다.2025년의 홍길동은 혼자가 아니다. 원작에는 없던 여성 활빈당원 '삼충'이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해 극에 유쾌한 활력을 불어넣고, 30여 년간 국립창극단을 지킨 김학용을 비롯한 실력파 배우들이 무대를 가득 채운다. 특히 이번 공연은 마당놀이의 전통적인 틀을 넘어선 화려한 볼거리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공중을 나는 플라잉 액션, 관객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마술, 아크로바틱과 롤러스케이트 퍼포먼스까지, 50여 명의 출연진이 쉴 틈 없이 무대를 누비며 홍길동의 신묘한 활약상을 역동적으로 구현한다. 여기에 작곡가 김성국이 새롭게 합류하여 기존 음악에 현대적 감각을 덧입힌 세련된 음악은 극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린다.이 모든 새로움 속에서도 마당놀이의 핵심인 '신명과 소통'의 가치는 변치 않는다. 공연 시작 전 엿을 나누어 먹는 소박한 정부터, 돼지머리에 복돈을 꽂으며 새해의 안녕을 비는 고사, 공연 내내 터져 나오는 관객들의 추임새와 마지막을 장식하는 뒤풀이 춤판까지, '홍길동이 온다'는 관객과 배우가 함께 호흡하며 완성하는 축제의 장을 펼친다. 웃음과 해학으로 묵은해의 부정적인 것들을 털어내고, 마음속에 희망을 심어주는 한국형 송구영신(送舊迎新) 공연으로서, 연말연시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웃음과 속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