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OK 사인’에 웃은 韓…‘핵 비확산’ 칼 빼 든 中, 정면충돌 서막 열리나

2025-10-30 18:08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가 현실화됐다. 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핵연료 공급 허용을 공식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전격 승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구식 디젤 추진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도록 승인했다"고 밝히며, 구체적으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로써 수십 년간 이어져 온 한국의 숙원 사업이 마침내 첫발을 떼게 되었지만, 동시에 동북아 안보 지형에 거대한 파문을 예고했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기존 디젤 잠수함의 제한적인 작전 능력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져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을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핵잠수함 도입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피력했다. 하지만 이 발언이 중국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대통령실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특정 국가를 지칭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우리 해역 인근에서 출몰하는 미확인 잠수함을 포괄적으로 의미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외교적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 대통령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즉각적이고 공식적인 우려를 표명하며 견제에 나섰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히며, 한미 양국을 향해 "핵 비확산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는 사실상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가 역내 군비 경쟁을 촉발하고 핵 비확산 체제를 흔들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궈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방어적 국방 정책을 견지해왔다고 강조하며 이번 한미 결정과의 차별성을 부각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미국의 확고한 지지 아래 군사적 숙원 사업을 해결하는 큰 성과를 얻었지만, 동시에 중국과의 외교적 관계라는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강화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대북 억제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발판을 마련한 것은 분명한 긍정적 측면이다. 하지만 ‘중국 잠수함’이라는 표현에서 시작된 논란과 그에 따른 중국의 즉각적인 반발은 향후 한중 관계가 험난한 파고를 넘어야 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핵잠수함이라는 ‘양날의 검’을 손에 쥔 한국 정부의 외교적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모든 준비 끝냈는데…美 셧다운에 발목 잡힌 '이건희 컬렉션'의 눈물

월 8일 미국 워싱턴 D.C.의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릴 예정이었던 이번 특별전은, 미국 정치권의 대립으로 인한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측은 연방정부의 셧다운으로 박물관이 임시 휴관에 들어갔으며, 공식적인 재개관 이후에야 전시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공식적으로 전달해왔다. 이에 따라 전시 개막을 축하하기 위해 11월 6일로 예정되었던 개막 프리뷰 행사 역시 갑작스럽게 연기되면서,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세기의 기증품 해외 나들이는 시작부터 삐걱거리게 되었다.이번 전시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국가에 기증한 수만 점의 문화유산과 미술품 중 정수를 엄선하여 처음으로 해외 관객에게 선보이는 자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달랐다. ‘한국의 보물: 수집하고, 아끼고, 공유하다’라는 주제 아래, 국보급 문화재를 포함한 기증품 200여 점이 워싱턴 D.C.의 심장부에서 한국 문화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알릴 예정이었다. 2021년부터 양국 박물관 간의 긴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2023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이 한국실 지원사업 협약을 체결하며 전시 준비에 박차를 가해왔다. 수년간의 노력과 준비가 결실을 보는 역사적인 순간을 앞두고, 외부의 정치적 변수로 인해 모든 일정이 불투명한 안갯속에 빠지게 된 것이다.현재 현지에서는 모든 전시 준비가 완료되었음에도 문을 열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큐레이터들은 이미 미국 현지로 건너가 모든 유물의 안전한 이동과 배치를 마쳤으며, 전시 공간 구성과 설치 작업 또한 대부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에서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관람객을 맞이할 일만 남겨두었지만,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 재단인 스미스소니언 산하의 모든 박물관이 문을 닫으면서 속수무책으로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셧다운과 상관없이 진행할 것이라고는 했지만, 관장 뜻대로 할 수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언급한 대목은, 문화 교류에 대한 열의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현실의 벽을 실감하게 한다.단순한 일정 지연을 넘어, 이번 사태가 향후 예정된 순회 전시 전체에 연쇄적인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 전시는 내년 2월 1일까지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이후 시카고박물관과 영국박물관 등에서의 순회 전시가 이미 계획되어 있어 일정을 무한정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셧다운 사태가 길어질 경우, 워싱턴 전시 기간이 대폭 축소되는 것은 불가피하며, 이는 ‘이건희 컬렉션’을 손꼽아 기다려온 현지 관람객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 없다. 한국 문화의 정수를 세계에 알리려던 야심 찬 계획이 시작부터 암초를 만나면서, 향후 순회 전시 일정의 전면적인 재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