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공산주의자’라 낙인찍었는데…오바마의 ‘30분 전화’ 한 통에 인생 역전?

2025-11-03 17:34

 미국 민주당의 상징적 존재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뉴욕시장 선거에 출마한 진보 성향의 조란 맘다니 후보에게 사실상의 지지를 선언하며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퇴임 후 특정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지지를 자제하며 원로로서의 거리를 유지해왔으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직접 전화를 걸어 격려와 함께 ‘조언자’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이는 민주당 내에서도 비주류로 평가받던 맘다니 후보의 급부상과 그가 지닌 정치적 파급력을 오바마가 직접 인정한 신호로 해석되며, 뉴욕 정계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오바마의 이번 행보는 민주당 주류 세력의 미온적인 태도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맘다니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공산주의자’라는 색깔론 공격을 받을 정도로 선명한 진보적 공약을 내세운 탓에,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뉴욕의 터줏대감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조차 아직 공식적인 지지 표명을 하지 않고 있으며,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 역시 수개월간의 침묵 끝에 마지못해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당 지도부는 그와 거리를 둬왔다. 이런 상황에서 당내 최고 영향력을 지닌 오바마가 직접 손을 내민 것은, 기존 질서에 균열을 내고 맘다니 후보에게 강력한 정치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결정적인 한 수가 될 수 있다.

 


약 30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두 사람은 단순한 격려를 넘어 깊이 있는 정책 논의까지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맘다니 후보는 자신의 핵심 공약인 ‘뉴욕 주거비 부담 완화’ 정책의 실현 방안에 대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조언을 구했으며, 오바마는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그의 성공을 돕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한 맘다니 후보는 최근 자신이 행한 이슬람 혐오 관련 연설이 과거 오바마의 인종 문제 연설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며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연대를 넘어, 민주당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두 정치인 간의 개인적인 유대와 철학적 공감이 형성되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는 4일 본선거를 앞두고 맘다니 후보는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10%포인트 이상 앞서며 당선 가능성을 높여가는 상황에서, 오바마의 등판은 그에게 ‘화룡점정’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주류의 견제 속에서도 대중적 지지를 기반으로 성장한 비주류 후보가 당의 가장 강력한 상징과 손을 잡은 이 사건은, 단순히 뉴욕시장 선거를 넘어 미국 민주당의 권력 지형과 미래 노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20대 두 천재의 '절친 케미', 악보에 없는 전율을 만든다

메켈레(29), 북유럽이 낳은 이 두 명의 반짝이는 별이 오는 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로열콘세르트헤바우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20대라는 젊은 나이가 무색하게 이미 세계 최정상의 무대를 누비고 있는 이들은, 단순한 협연자를 넘어 깊은 음악적 교감을 나누는 파트너로서 한국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할 준비를 마쳤다. 특히 아홉 살에 데뷔해 열다섯에 세계적인 음반사 도이체 그라모폰과 최연소 전속 계약을 맺으며 '신동'으로 불렸던 로자코비치의 한층 깊어진 음악 세계에 기대가 모인다.이번 무대에서 로자코비치가 선택한 곡은 막스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다. 멘델스존, 브람스, 베토벤의 작품과 함께 '독일 낭만주의 4대 협주곡'으로 꼽히는 명곡으로, 서정적인 선율과 극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로자코비치는 이 곡을 일부에서 '작은 브람스 협주곡'이라 부르는 평가에 단호히 선을 그으며, 그 자체로 완벽하게 독립적인 위대한 작품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브루흐 음악의 정수는 작곡가가 탐구한 '아름다움'의 본질과 오케스트라와의 조화 속에서 폭발하는 강렬한 에너지에 있으며, 특히 로열콘세르트헤바우와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악단과 함께할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이 곡은 4대 협주곡 중에서도 가장 매혹적인 작품으로, 그의 섬세한 해석을 통해 새로운 생명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이번 공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로자코비치와 메켈레가 선보일 '절친 케미스트리'다. 로자코비치에게 메켈레는 단순한 동료 지휘자를 넘어, 무대 안팎에서 깊은 영감을 주고받는 소중한 친구이자 음악적 파트너다. 바이올리니스트와 첼리스트로서 함께 실내악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며 다져온 두 사람의 끈끈한 유대감은, 지휘자와 솔리스트라는 관계로 확장되어 더욱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예정이다. 무대 위에서 서로의 음악을 깊이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연주자에게 가장 큰 축복이자 선물이라는 그의 말처럼, 두 사람이 만들어낼 음악적 대화는 악보 이상의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어린 시절의 기교를 넘어 자신만의 음악적 해석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로자코비치는 최근 슈만의 음악에 깊이 빠져있다. 특히 슈만이 온전한 정신과 광기의 경계에서 싸우며 써 내려간 마지막 바이올린 협주곡에 매료되었다고 고백한다. 슈만 스스로 '천사들의 속삭임'이라 표현했던 그 선율에서 마치 작별 인사를 건네는 듯한 처연함을 느낀다는 그의 모습은, 한 명의 테크니션을 넘어 깊이 사유하는 예술가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과거 한국 관객들의 뜨거운 열정을 '특별한 하이라이트'로 기억한다는 그가 오랜 친구 메켈레, 그리고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돌아와 어떤 감동의 무대를 펼쳐 보일지, 클래식 팬들의 심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