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퇴출 선수가 KBO 씹어먹자…미국이 내민 ‘286억’ 계약서

2025-11-03 18:12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의 가치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KBO 리그를 그야말로 지배한 그에게 미국 메이저리그가 다시 뜨거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미국 매체 'NBC스포츠'는 2025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FA 랭킹 100인을 선정하며 폰세를 44위에 올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예상 계약 규모다. 매체는 폰세가 2년 총액 2000만 달러(약 286억 원)에 달하는 계약을 따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해 KBO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에릭 페디(2년 15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파격적인 대우다. KBO리그에서의 압도적인 성적이 단순한 우연이 아닌, 한 단계 진화한 투수로서의 가치를 공인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평가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폰세는 2025시즌 KBO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시즌을 보냈다. 29경기에 등판해 180⅔이닝을 소화하며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라는 만화 같은 성적을 기록했다. 시즌 개막 후 17연승이라는 경이적인 리그 신기록을 세웠고,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부문에서 1위를 휩쓸며 KBO 역대 3번째 투수 4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미국 'CBS스포츠' 역시 "2025시즌 KBO리그의 전체 평균자책점은 4.31로, 투수 친화적인 리그가 아니었다"고 분석하며 폰세의 기록이 리그 환경 덕분이 아닌, 순수한 실력의 결과물임을 인정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반전이었다. 1994년생인 폰세는 2020년과 2021년 피츠버그 파이리츠 소속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통산 1승 7패 평균자책점 5.86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고 아시아로 눈을 돌려야 했다. 일본 리그를 거쳐 올 시즌을 앞두고 총액 100만 달러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을 때만 해도, 그가 이 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주리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에 완벽에 가까운 제구력을 장착한 폰세는 KBO리그 타자들을 압도하며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를 넘어 리그의 지배자로 군림했다.

 

정규시즌의 압도적인 활약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졌다. 폰세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5이닝 1실점(비자책) 역투로 팀을 19년 만의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비록 LG 트윈스에 패하며 우승 반지를 끼지는 못했지만, 그의 역투는 한화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했다. 이제 공은 폰세에게 넘어갔다. 한국시리즈 종료 후 "내년에도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말을 남겼지만, 메이저리그의 거액 제안이 현실화된다면 그의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KBO 역사상 최고의 시즌을 보낸 외국인 투수의 선택에 한미 야구계 전체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20대 두 천재의 '절친 케미', 악보에 없는 전율을 만든다

메켈레(29), 북유럽이 낳은 이 두 명의 반짝이는 별이 오는 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로열콘세르트헤바우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20대라는 젊은 나이가 무색하게 이미 세계 최정상의 무대를 누비고 있는 이들은, 단순한 협연자를 넘어 깊은 음악적 교감을 나누는 파트너로서 한국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할 준비를 마쳤다. 특히 아홉 살에 데뷔해 열다섯에 세계적인 음반사 도이체 그라모폰과 최연소 전속 계약을 맺으며 '신동'으로 불렸던 로자코비치의 한층 깊어진 음악 세계에 기대가 모인다.이번 무대에서 로자코비치가 선택한 곡은 막스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다. 멘델스존, 브람스, 베토벤의 작품과 함께 '독일 낭만주의 4대 협주곡'으로 꼽히는 명곡으로, 서정적인 선율과 극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로자코비치는 이 곡을 일부에서 '작은 브람스 협주곡'이라 부르는 평가에 단호히 선을 그으며, 그 자체로 완벽하게 독립적인 위대한 작품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브루흐 음악의 정수는 작곡가가 탐구한 '아름다움'의 본질과 오케스트라와의 조화 속에서 폭발하는 강렬한 에너지에 있으며, 특히 로열콘세르트헤바우와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악단과 함께할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이 곡은 4대 협주곡 중에서도 가장 매혹적인 작품으로, 그의 섬세한 해석을 통해 새로운 생명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이번 공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로자코비치와 메켈레가 선보일 '절친 케미스트리'다. 로자코비치에게 메켈레는 단순한 동료 지휘자를 넘어, 무대 안팎에서 깊은 영감을 주고받는 소중한 친구이자 음악적 파트너다. 바이올리니스트와 첼리스트로서 함께 실내악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며 다져온 두 사람의 끈끈한 유대감은, 지휘자와 솔리스트라는 관계로 확장되어 더욱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예정이다. 무대 위에서 서로의 음악을 깊이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연주자에게 가장 큰 축복이자 선물이라는 그의 말처럼, 두 사람이 만들어낼 음악적 대화는 악보 이상의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어린 시절의 기교를 넘어 자신만의 음악적 해석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로자코비치는 최근 슈만의 음악에 깊이 빠져있다. 특히 슈만이 온전한 정신과 광기의 경계에서 싸우며 써 내려간 마지막 바이올린 협주곡에 매료되었다고 고백한다. 슈만 스스로 '천사들의 속삭임'이라 표현했던 그 선율에서 마치 작별 인사를 건네는 듯한 처연함을 느낀다는 그의 모습은, 한 명의 테크니션을 넘어 깊이 사유하는 예술가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과거 한국 관객들의 뜨거운 열정을 '특별한 하이라이트'로 기억한다는 그가 오랜 친구 메켈레, 그리고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돌아와 어떤 감동의 무대를 펼쳐 보일지, 클래식 팬들의 심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