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에 담배 물린 병사…이스라엘 향한 세계 분노

2026-05-08 10:47

이스라엘 병사가 레바논 남부 한 마을의 성모 마리아상 입에 담배를 물린 사진이 공개되면서 국제적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해당 장면은 단순한 일탈을 넘어, 타 종교와 지역 공동체에 대한 모욕이라는 점에서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문제가 된 장소는 주민 다수가 가톨릭 신자인 레바논 남부 마을이다. 사진 속 병사는 성모상 어깨에 팔을 두른 채 마리아상 입에 담배를 꽂고 있어 종교적 상징물을 희화화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이 마을에서는 앞서 이스라엘군 병사들이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상을 망치로 훼손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관련 병사 2명이 징계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유사한 행위가 다시 드러나며 군 내부 기강과 인식 수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군사행동과 민간인 피해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도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다. 레바논과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대규모 인명 피해에 더해, 종교적 상징물에 대한 모독 행위까지 이어지자 이스라엘을 향한 비판은 문화·예술계로도 확산되고 있다.

 


이번 주말 개막을 앞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이스라엘관 운영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전시장 앞에 모인 시위대는 “예술로 세탁하지 마라”는 구호를 외치며, 전쟁범죄 의혹을 받는 국가가 국제 예술 행사를 통해 이미지를 개선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시회 심사위원들이 항의의 뜻으로 전원 사퇴한 점도 논란의 무게를 더하고 있다.

 

이스라엘 측 예술계 인사들은 예술이 대화와 표현의 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제 여론은 냉담하다. 군사작전의 참상과 종교 모독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문화 행사를 통한 정상국가 이미지 부각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의 대중문화 행사에서도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유럽 최대 국가대항 가요제를 둘러싸고도 일부 국가들이 이스라엘 참가에 문제를 제기하며 불참 입장을 밝히는 등, 파장이 번지는 양상이다.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반복되는 민간 피해와 비인도적 행위, 여기에 종교적 모욕 논란까지 겹치면서 이스라엘은 외교·문화 전반에서 점차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베네치아비엔날레 개막…한국 작가 요이 '본전시' 우뚝

s)'라는 주제 아래, 그동안 주류 미술계의 변두리에 머물렀던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전시장 전면에 배치했다. 전시장 입구 수로 위로 떠오른 앨리스 마허의 붉은 두상 조각들은 가부장제의 억압에서 벗어나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여성들의 해방을 상징하며 이번 전시의 성격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음악에서 슬픔과 섬세함을 상징하는 '단조'를 키워드로 내세운 이번 비엔날레는 거대 담론에 가려졌던 개별적 정체성들에 주목한다.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비엔날레 131년 역사상 최초로 아프리카계 총감독인 코요 쿠오가 기획을 맡았다는 점이다. 비록 쿠오 감독은 전시 개막 전 지병으로 별세했으나, 그가 남긴 유지는 전시장 곳곳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본전시에 참여한 111팀의 작가 중 아프리카 출신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인 20%에 달하며, 전시장 초입부터 노예제도의 비극과 아프리카의 정신문화를 다룬 압도적인 규모의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는 서구 중심의 미술사 기술에서 벗어나 인류사의 어두운 이면을 응시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아프리카와 더불어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지역 작가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이들 지역 작가의 비중은 지난 10년 전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15%를 기록하며 미술계의 지각변동을 증명했다. 반면 동아시아 작가들의 참여는 상대적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였는데, 한국 국적 작가로는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요이(류용은)가 유일하게 본전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요이 작가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 언어로 소수자의 정체성을 풀어내며 전 세계 큐레이터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한국계 예술가들의 활약은 본전시 밖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재미교포 작가 마이클 주는 금속 구조물과 모빌을 결합한 대형 설치 작품을 통해 문명과 자연의 위태로운 균형을 시각화하며 호평을 받았다. 또한 갈라 포라스-김은 본전시관 옆 응용예술관을 단독으로 배정받아 영국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과의 협업 전시를 선보였다. 유물에 담긴 역사적 맥락을 재해석하는 그녀의 작업은 박물관의 보존 방식에 질문을 던지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사유의 기회를 제공한다.전시의 구성 면에서는 현대미술의 주류로 자리 잡은 영상과 미디어 아트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관람객의 집중력이 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총감독은 참여 작가 수를 지난 행사의 3분의 1 수준으로 과감히 줄이는 결단을 내렸다. 또한 전시장 곳곳에 '오아시스'라는 이름의 휴게 공간을 배치해 관람객들이 긴 호흡의 영상 작품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러한 세심한 동선 설계는 작가 개개인의 서사에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현장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주제의 반복성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존재한다. 최근 몇 차례의 비엔날레가 여성과 이민자 등 소수자 담론을 연속적으로 다루면서 메시지가 다소 정형화되었다는 지적이다. 또한 팔레스타인 시인의 시를 전시 입구에 배치하는 등 정치적 메시지가 강한 작품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예술의 자율성에 대한 논쟁도 가열되고 있다. 쿠오 감독의 부재 속에 치러진 이번 비엔날레는 소수자 예술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동시에, 향후 국제 미술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묵직한 과제를 남긴 채 순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