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취급하더니 중국에 추월당해"…이재명, 전 정부 게임 정책 맹비판

2025-10-15 17:34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게임 산업 현장을 찾아 청년 개발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하며,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소모품처럼 버려지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의 한 게임문화공간에서 열린 'K-게임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게임 하나가 성공해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 참여한 젊은 직원들이 합당한 보상을 받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고 강조하며, 개발자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게임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온 '크런치 모드'와 같은 집중 근무 형태에 대해 "개발사들은 노동시간의 유연한 운용을 요구하지만, 정작 개발자들은 죽겠다는 아우성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하며, 사업주와 노동자 간의 극명한 입장 차이를 꼬집었다. 이는 단순히 산업의 성장을 넘어,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평소 철학이 반영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게임 산업이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측면을 인정하면서도, 그 이면에 숨겨진 '좋은 일자리'의 부재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는 "하나의 게임이 성공했을 때, 과연 몇 개의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는가"라고 반문하며, 양적인 팽창을 넘어 질적인 성장을 고민해야 할 때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단순히 일자리의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청년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정부의 핵심 과제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과거 정부의 게임 산업에 대한 억압적인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마약과 함께 4대 중독으로 규정하는 바람에 중국에 추월당하는 안타까운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라도 정책 방향을 전면 수정하여,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문화산업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게임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른바 '게임 과몰입' 문제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과거 만화책을 보는 것이 문제아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지금은 웹툰과 애니메이션이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며, "게임에 대한 몰입은 당연한 것이며, 몰입이 없다면 그것은 게임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는 게임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낡은 관점에서 벗어나,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서 그 가치를 인정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을 촉구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에서 게임과 같은 콘텐츠 산업의 수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하며, "소수가 이익을 독점하는 구조가 아니라, 많은 사람이 기회와 결실을 함께 나누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은 게임 산업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들을 정면으로 다루며,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개발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 개선과 '좋은 일자리' 창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그동안 소외되었던 게임업계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게임 과몰입'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산업적 가치에 대한 인정은,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건강한 게임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통령의 이번 현장 방문은 단순히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미래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무대 뒤가 끝까지 보인다고?…지금껏 본 적 없는 '맥베스'가 온다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무대에 오르는 이번 작품은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그로 인한 죄의식이 한 인간을 어떻게 송두리째 파멸로 이끄는지를 적나라하게 파고든다. 원작의 방대하고 복잡한 구조를 약 100분이라는 시간 안에 밀도 높게 압축하여, 정제된 대사와 속도감 있는 장면 전환을 통해 관객들에게 고전 비극이 가진 본연의 힘을 고스란히 전달할 예정이다. 시대를 초월하여 반복되는 인간 본성의 어두운 단면과 그 끝에서 마주하게 되는 비극적 진실을 무대 위에 펼쳐낸다.극은 충직한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가 전장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세 마녀로부터 '왕이 될 것'이라는 불가사의한 예언을 들으면서 시작된다. 이 예언 한마디는 그의 마음속 깊이 잠재되어 있던 욕망의 불씨를 거대하게 타오르게 하는 기폭제가 된다. 여기에 "왕관을 원한다면 행동해야 한다"는 아내 맥베스 부인의 집요한 부추김은 그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결국 충성의 가면 뒤에 비수를 숨긴 채 잠든 던컨 왕을 암살하고 스스로 왕좌에 오르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피로 얻은 왕관의 무게는 그를 짓누르는 저주가 되어, 끝없는 불안과 죄책감, 그리고 자신을 향한 의심과 환영에 시달리며 스스로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이번 공연은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이라는 대극장의 공간적 특성을 극대화하는 연출을 선보인다. 무대를 가장 깊은 후면까지 확장하여 원근 대비를 통한 깊이감과 시각적 웅장함을 살렸으며, 이는 인물들이 처한 광활하면서도 고립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현실과 환영, 빛과 어둠이 첨예하게 교차하는 무대 위에서 배우들의 격렬한 움직임과 절묘하게 결합된 조명, 영상, 특수효과는 맥베스와 주변 인물들이 겪는 내면의 균열과 심리적 붕괴를 시각적으로 확장시키는 핵심 장치로 작동한다. 관객들은 이를 통해 인물들의 감정선을 더욱 생생하게 따라가며 극에 몰입하게 될 것이다.이번 작품은 성석배 예술감독이 직접 연출을 맡았으며, 대구시립극단 단원들과 실력파 객원 배우들이 함께 무대를 채운다. 욕망의 화신이 되어 파멸하는 '맥베스' 역에는 김동찬, 남편을 부추겨 비극의 문을 여는 '맥베스 부인' 역에는 김효숙이 캐스팅되어 열연을 펼친다. 또한 천정락, 강석호 등 베테랑 배우들과 백은숙, 김경선, 박다인 세 배우가 연기하는 마녀 역을 포함해 총 27명의 배우가 무대에 올라 압도적인 에너지를 선사할 예정이다. 성석배 예술감독은 "인간의 욕망이 삶의 방향을 어떻게 뒤틀고 흔드는지 다시 바라보게 하는 작품"이라며 "관객들이 고전 비극의 압도적인 힘을 온전히 체감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