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만의 대반전, 일본이 다카이치를 선택했다

2026-02-09 13:42

 불과 15개월 전 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에 참패를 안겼던 일본 유권자들이 이번에는 역사적인 압승을 선물하며 일본 정계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켰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훌쩍 넘는 316석을 차지하며 단독으로 헌법 개정안을 발의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손에 쥐었다.

 

이러한 극적인 반전의 중심에는 다카이치 총리 개인이 있었다. 일본 최초의 여성이자 세습 정치인이 아니라는 상징성은 부패와 구태에 염증을 느낀 민심을 파고들었다. 선거 유세 내내 평범한 맞벌이 가정 출신임을 강조한 그의 모습은 보수층을 넘어 부동층의 마음까지 움직이며 자민당 개혁에 대한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특히 젊은 세대의 폭발적인 지지는 이번 선거의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총리 취임 이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사나카츠'(다카이치 총리를 응원하는 활동)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형성된 팬덤이 실제 투표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이는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이 깊던 일본 젊은이들이 다카이치 총리에게서 변화의 가능성을 발견했음을 보여준다.

 

다카이치 총리의 '강한 일본' 구상 역시 사회 전반에 확산된 우경화 흐름과 맞아떨어졌다. 그는 경제난에 지친 민심을 파고드는 외국인 규제 강화 정책과 함께, 중국과 북한의 위협을 명분으로 한 안보 3문서 조기 개정 및 자위대의 헌법 명기 등 군사력 강화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안보 불안과 국력 강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열망을 정확히 관통했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 극우 성향의 참정당이 의석을 2석에서 15석으로 크게 늘린 것은 일본 사회의 보수화 경향이 심상치 않은 수준임을 방증한다. 다카이치 총리가 촉발한 변화의 바람이 일본 전체를 오른쪽으로 더 강하게 밀고 있는 형국이다.

 

선거 기간 동안 논쟁적인 정치 현안 대신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통한 민생 안정과 경제 성장을 최우선으로 약속한 전략 또한 주효했다. 이번 압승으로 강력한 국정 동력을 확보한 다카이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까지 등에 업고 있어, 그의 공약 이행에 무서운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10년 뒤 컬렉터를 만드는 아트페어의 비밀 무기

' 컬렉터의 시간과 자원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 단순히 좋은 작품을 선보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시대, 아트페어들은 이제 현재와 미래의 고객을 동시에 붙잡기 위한 정교한 전략 설계에 사활을 걸고 있다.그 첫 번째 전략은 '현재의 고객'을 단단한 팬으로 만드는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일회성 티켓 구매자를 넘어, 페어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프리즈의 '프리즈 91'이나 키아프의 멤버십 제도가 대표적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단순한 입장권 제공을 넘어, VIP 프리뷰 우선 입장, 작가와의 대화, 프라이빗 행사 참여 등 '컬렉터'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과 네트워크 형성의 기회를 제공하며 강력한 소속감을 부여한다.이는 갤러리들의 반복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핵심 장치이기도 하다. 높은 부스 비용을 지불하고 참가하는 갤러리 입장에서 판매 성과가 없다면 3년을 버티기 힘들다. 멤버십을 통해 구매력 있는 컬렉터 풀이 안정적으로 확보되어 있다는 믿음은, 갤러리들이 해당 페어를 계속해서 선택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된다. 결국 잘 설계된 멤버십은 페어의 질적 수준을 유지하는 선순환 구조의 초석인 셈이다.그러나 현재의 컬렉터를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장기적인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시장의 파이를 근본적으로 키우기 위한 두 번째 전략, 바로 '미래의 고객'을 키워내는 키즈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다. 이는 당장의 수익이 아닌, 10년, 20년 후 미술 시장을 이끌어갈 잠재적 컬렉터를 양성하는 미래에 대한 투자다. 세계적인 아트페어인 아트바젤이 VIP 라운지 가장 좋은 곳에 키즈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키즈 프로그램의 핵심은 단순한 미술 체험이나 아이 돌봄 서비스에 그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그림을 '그리는' 기술이 아닌, 작품을 '보고 선택하는' 감각을 길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아이들은 작품을 편견 없이 직관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이 왜 이 작품에 끌리는지를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컬렉터의 시선'을 내재화하게 되며, 이는 부모 세대에게도 신선한 자극을 주어 온 가족이 미술을 즐기는 문화를 만든다.결국 포화 상태에 이른 아트페어 시장에서 살아남는 곳은 단기적인 판매 성과에만 매달리는 곳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잇는 정교한 관계 설계에 성공한 곳이 될 것이다. 현재의 컬렉터와는 멤버십으로 깊은 유대를 형성하고, 키즈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의 컬렉터를 키워내는 투트랙 전략이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