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스 함성 통했다, 소노 1점 차 극적 승리

2026-05-11 19:17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가 벼랑 끝에서 기적 같은 생존 드라마를 쓰며 챔피언결정전의 불씨를 살려냈다. 지난 10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소노는 홈팀 부산 KCC를 81-80으로 꺾고 시리즈 첫 승을 신고했다. 앞선 세 경기를 내리 내주며 역대 단 한 번도 없었던 ‘0%의 확률’에 도전하게 된 소노는, 체력적 한계를 정신력으로 극복하며 원정 응원단에게 값진 승리를 선사했다.

 

이번 승리의 숨은 주역은 머나먼 부산까지 발걸음을 재촉한 소노의 팬덤 ‘위너스’였다. 소노 구단은 6강과 4강 플레이오프에 이어 이번에도 서준혁 구단주의 특별 지시로 대규모 원정 응원단을 꾸렸다. 특히 항공권과 버스 이동 편의를 제공하는 파격적인 지원책은 팬들의 사기를 드높였고, 1만 명이 넘는 KCC 홈팬들 사이에서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1,700여 명의 응원단은 체육관 스피커 볼륨을 압도하는 함성으로 선수들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경기는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는 접전으로 전개되었다. 소노는 경기 초반 강력한 압박 수비를 앞세워 더블 스코어 차이로 앞서나갔으나, 3쿼터 들어 KCC의 매서운 반격에 역전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4쿼터 들어 이정현과 임동섭의 외곽포가 연달아 림을 가르며 다시 주도권을 가져왔다. 경기 종료 직전 이정현이 얻어낸 천금 같은 자유투가 득점으로 연결되는 순간, 사직체육관은 원정 팬들의 환호성과 기쁨의 눈물로 가득 찼다.

 

선수들은 입을 모아 팬들의 응원이 ‘각성제’ 역할을 했다고 고백했다. 6강부터 이어진 강행군으로 발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 지친 상태였지만, 관중석에서 들려오는 응원가는 선수들을 다시 뛰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베테랑 임동섭은 팬들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피로가 사라지고 경기에만 몰입하게 되는 경험을 했다고 전했으며, 주장 정희재 역시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과 팬들의 열정에 보답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전투력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팬들의 열정은 이미 다음 경기로 향하고 있다. 오는 13일 고양에서 열리는 5차전 티켓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소노 팬들의 꺾이지 않는 마음을 증명했다. 정규리그 MVP 이정현은 팬들이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선수들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며, 매진 소식을 듣고 반드시 홈으로 돌아가겠다는 다짐을 실천하게 되어 다행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팬들의 ‘역조공’에 승리로 화답한 선수들의 투혼은 시리즈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소노의 응원가 가사처럼 ‘위너스의 함성’은 실제로 승리의 에너지가 되어 코트를 달구고 있다. 비록 객관적인 전력과 시리즈 전적에서는 여전히 열세에 놓여 있지만, 구단과 선수 그리고 팬이 하나로 뭉친 소노의 기세는 수치상의 확률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 3연패 뒤 귀중한 첫 승을 거둔 소노가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5차전에서 어떤 반전의 역사를 이어갈지 농구계의 시선이 고양 소노 아레나로 향하고 있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탕수육은 볶는 요리\" 40년 덕후가 밝힌 부먹찍먹 종결

중인 신인철 씨는 이 특별한 음식을 40년 넘게 탐구해 온 자타공인 탕수육 전문가다. 최근 그가 펴낸 기록물은 단순한 맛집 소개를 넘어 한국 중화요리의 변천사와 화교 이민사가 촘촘히 엮인 인문학적 보고서에 가깝다. 그는 매주 세 차례 이상 전국 각지의 중식당을 누비며 탕수육 한 접시에 담긴 치열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신 씨의 탐구는 단순히 맛있는 식당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탕수육의 원형과 진화 과정을 추적하는 대장정으로 확장되었다. 그는 한국식 탕수육의 뿌리를 찾기 위해 중국 본토는 물론 동남아시아와 영국까지 발품을 팔았다. 화교들의 이동 경로를 따라 현지 입맛에 맞춰 변모한 광둥식 고로육이나 동북 지역의 꿔바로우를 직접 맛보며 한국 중식의 정체성을 확인했다. 가족과의 휴가조차 전 세계 중식당 탐방을 위한 치밀한 계획 아래 추진될 정도로 그의 집념은 확고했다.그가 이토록 탕수육에 매달린 이유는 현대 중식당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진짜' 맛에 대한 갈증 때문이었다. 소스의 균형이 무너지고 재료의 원칙이 희미해지는 현실 속에서, 그는 과거 노포들이 지켜왔던 정석의 맛을 복원하고자 했다. 특히 세간의 뜨거운 감자인 '부먹과 찍먹' 논쟁에 대해서도 그는 명쾌한 답을 내놓는다. 본래 탕수육은 튀긴 고기를 소스와 함께 불 위에서 볶아내거나 자작하게 얹어내는 음식으로, 찍어 먹는 방식 자체가 현대에 와서 변형된 형태라는 지적이다.중식당의 수준을 가늠하는 그만의 기준도 흥미롭다. 신 씨는 새로운 식당을 방문할 때 탕수육과 함께 반드시 볶음밥을 주문한다. 이는 중화요리의 핵심 도구인 웍을 다루는 요리사의 솜씨를 가장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메뉴이기 때문이다. 탕수육의 튀김 상태와 볶음밥의 고슬고슬함, 그리고 짬뽕 국물의 깊이까지 확인해야 비로소 그 식당의 내공을 온전히 감잡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러한 철저한 분석 덕분에 그가 관리하는 중식당 리스트는 어느덧 400곳을 넘어섰다.건강상의 이유로 혹독한 체중 감량을 이어가는 중에도 그는 탕수육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 탕수육은 단순한 영양 섭취를 넘어 고단했던 삶을 위로해주던 추억의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그는 인터뷰 도중 한국 화교사의 비극과 후계자를 찾지 못해 문을 닫는 노포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탕수육이라는 음식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단면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그에게 탕수육은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라 시대를 기록하고 사람을 잇는 문화적 가교와도 같다.수십 년간의 추적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의외로 담백하다. 완벽한 맛의 원형을 찾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음식을 함께 나누는 사람과 당시의 분위기라는 점이다. 아무리 훌륭한 요리라도 언짢은 기분으로 먹는다면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없기에, 결국 최고의 탕수육은 소중한 이들과 웃으며 나누는 한 접시라는 의미다. 탕수육의 바삭함이나 소스의 농도보다 중요한 것은 그날의 즐거운 기억이며, 맛있는 음식은 결국 그것을 먹던 날의 행복한 장면으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