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총리 "금 사지 마라" 호소에 인도 증시 폭락

2026-05-11 19:14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중동 분쟁으로 촉발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에너지와 금 소비를 최소화해달라고 직접 호소했다. 지난 9일 하이데라바드에서 열린 행사에서 모디 총리는 현재의 고유가 상황을 국가적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휘발유와 가스 사용을 신중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인도로서는 국제 유가 상승이 무역 수지 악화와 루피화 가치 하락으로 직결되는 만큼, 국가 수장이 직접 나서 소비 통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모디 총리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권고를 넘어 인도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인도는 유가가 10% 상승할 때마다 물가상승률이 0.3%포인트 오르고 경제성장률은 0.15%포인트 하락하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이에 정부는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기 위해 재택근무와 온라인 회의를 다시 도입하자는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시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비상 대응 체계를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다시 소환한 셈이다.

 


특히 시장을 놀라게 한 대목은 금 구매 자제 요청이었다. 모디 총리는 향후 1년 동안 결혼식 등 주요 행사에서도 금 장신구 구매를 삼가달라는 파격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금을 많이 수입하는 국가로, 금은 석유 다음으로 수입 비중이 큰 품목이다. 최근 금값 상승으로 인해 수입액이 사상 최고치인 719억 달러를 돌파하자, 정부 차원에서 문화적 관습까지 억제하며 외화 방어에 나선 것이다.

 

총리의 발언 직후 인도 증시는 즉각적인 충격에 빠졌다. 11일 인도 국립증권거래소에서는 타이탄과 칼리안 주얼러스 등 주요 귀금속 기업들의 주가가 장중 7%에서 10% 이상 폭락하며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금이 단순한 장신구를 넘어 저축과 신앙의 상징인 인도 사회에서 정부가 구매 중단을 요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투자자들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실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며 관련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

 


정부는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타격을 입은 항공사와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약 19억 달러 규모의 신용보증 계획을 승인하는 등 보완책 마련에도 분주하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항공 운영 비용이 급증하자 물류 대란을 막기 위한 긴급 수혈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루피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외환 시장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정부의 재정 지원책이 실질적인 방어막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모디 총리의 호소가 실제 무역 적자 축소에 기여할지 주목하고 있다. 인도의 금 소비는 종교 축제나 결혼 시즌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단기간에 수요를 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세계 금 시장의 큰손인 인도의 수요 둔화 조짐은 국제 금 시세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국가 경제를 지키기 위한 모디 정부의 '금욕적' 경제 운용이 인도 국민들의 오랜 관습과 부딪히며 어떤 결과를 낳을지 전 세계 원자재 시장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화랑미술제 수원 상륙, 103개 화랑 집결

는 ‘2026 화랑미술제 in 수원’이 25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 이번 행사는 초기의 우려를 딛고 이제는 주변에서 입장권을 구하기 위한 문의가 쇄도할 만큼 지역 사회의 깊은 신뢰와 관심을 받는 행사로 성장했다. VIP 프리뷰가 시작된 첫날부터 전시장에는 미술 애호가와 시민들이 몰려들며 활기찬 분위기 속에 한국 미술의 현주소를 확인했다.이번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관람객의 편의를 극대화하고 문턱을 낮춘 유연한 운영 방식에 있다. 특히 테마파크나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반려동물 동반 입장’을 전격 허용하며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행사장 곳곳에는 반려동물 전용 유모차인 ‘펫모차’ 대여 서비스가 마련되었고, 반려견과 함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라이브 드로잉 포토부스 등 이색적인 콘텐츠가 배치되었다. 이는 미술 전시가 엄숙하고 딱딱하다는 편견을 깨고, 누구나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친근한 문화 콘텐츠로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다.개막식에 참석한 내빈들은 화랑미술제가 지역 경제와 문화 예술을 잇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수원시 측은 이번 행사가 ‘수원 방문의 해’와 맞물려 국내외 관광객을 유입시키는 핵심 문화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특히 지역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따른 자금 유동성이 미술 시장으로 흘러 들어와 작품 판매에서도 고무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정치권 인사들 역시 지역 미술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좋은 작품을 직접 소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미술 유통 시장의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한국화랑협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해인 만큼, 전시의 질적 수준도 한층 높아졌다. 참여 화랑들은 각자의 정체성을 담은 대표 작가들의 수작은 물론, 한국 미술의 미래를 책임질 신진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리드 파트너로 참여한 금융권 관계자는 화랑미술제가 서울 중심의 미술 권력을 지역으로 분산시키고, 침체된 유통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플랫폼임을 강조했다. 관람객들은 100여 개 부스를 돌며 한국 현대미술의 방대한 스펙트럼을 한자리에서 만끽하는 기회를 가졌다.지역 작가들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특별전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수원문화재단이 기획한 ‘수문장 : 제3의 파도’ 전시는 지역 작가 24명의 작품을 소개하며 지역 미술의 독창성을 뽐냈다. 파도와 파장, 물결을 주제로 한 세 가지 섹션은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 열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했으며, ‘숍인숍’ 형태의 판매 플랫폼을 통해 실질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지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화랑미술제가 단순히 외부 화랑들의 잔치에 그치지 않고, 지역 미술 생태계와 국내 미술 시장을 단단하게 연결하는 뿌리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성공적인 안착을 확인한 화랑미술제는 이제 수원을 넘어 경기 남부 전체를 아우르는 문화 랜드마크로서의 지속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한국화랑협회와 수원시의 협력 관계가 내년까지로 예정되어 있으나, 현장의 뜨거운 반응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고려할 때 향후에도 수원에서의 개최가 긍정적으로 검토되는 분위기다. 쾌적한 관람 환경과 차별화된 콘텐츠로 무장한 이번 행사는 오는 28일까지 이어지며, 미술이 대중의 삶 속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