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팔아 번 돈 300억, 현대해상이 '이곳'에 쏟아붓는 진짜 이유

2025-10-16 17:19

 1955년 대한민국 최초의 해상보험 전문 회사로 닻을 올린 현대해상이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70년의 세월 동안 해상보험이라는 전문 분야에서 시작해 화재, 자동차, 건강보험은 물론, 이제는 회사의 상징이 된 어린이보험에 이르기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천만 명이 넘는 고객의 삶과 함께했다. 단순히 보험 상품을 파는 회사를 넘어, 고객의 생애 전반에 걸친 위험을 관리하는 든든한 동반자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제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항해를 준비하는 현대해상은 그 중심에 '지속가능성'과 '미래 세대'라는 키워드를 내걸었다.

 

현대해상의 성장을 이끈 핵심 동력 중 하나는 단연 어린이보험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지위다. 2004년 첫선을 보인 '굿앤굿어린이보험'은 '어린이보험'이라는 하나의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적 상품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최초 출시, 단일 상품명 최장기 판매, 최다 가입자라는 타이틀을 모두 거머쥐었으며, 현재는 신생아 10명 중 7명이 가입할 정도로 '국민 어린이보험'의 반열에 올랐다. 20년 넘게 쌓아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꼭 필요한 보장을 제공하며 쌓은 신뢰는 현대해상이 가진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미래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100년 기업을 향한 현대해상의 시선은 단순히 상품 판매를 넘어 사회적 책임으로 향한다. 특히 창립 70주년을 맞아 발표한 300억 원 규모의 '아이마음 프로젝트'는 이러한 비전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프로젝트는 발달지연 및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조기 진단과 치료 솔루션을 연구하는 '아이마음 탐사대'와, 지역사회와 협력해 양육자들에게 쉼과 교류의 공간을 제공하는 '아이마음 놀이터' 두 축으로 구성된다. 이는 단순히 이익의 사회 환원을 넘어, 회사의 주력 사업인 어린이보험과 연계해 미래 세대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 나아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직접 기여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한편, 국내 시장의 포화 상태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해외 진출 역시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현재 미국, 중국, 베트남 등 세계 각지에서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일본 시장에서의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1976년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린 이래, 수많은 경쟁자가 철수하는 와중에도 50년 가까이 꿋꿋이 자리를 지키며 현재 일본에서 영업하는 유일한 국내 손해보험사로 남았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시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는 현대해상이 글로벌 보험사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아재들 음악 아니었어? K팝 다음 주자로 떠오른 국악의 충격적인 배신

진을 기록하며 심상치 않은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특히 18일 전주시립국악단과 25일 서울시국악관현악단 공연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순식간에 동이 나버렸다. K팝 애니메이션의 인기로 한국적 리듬의 힘이 증명된 지금, 'K-사운드'의 원류로 평가받는 국악이 세련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입고 대중의 심장을 정조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축제는 국악이 더 이상 고리타분한 옛것이 아닌, 가장 현대적이고 '힙한' 음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이 되고 있다.그 화려한 신호탄은 지난 15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쏘아 올렸다. 김성진 지휘자가 이끈 개막 무대는 그야말로 파격과 신선함 그 자체였다. 국악 공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클래식 기타와 하프가 전면에 나섰고, 여기에 우리 전통 악기인 가야금이 어우러지며 지금껏 들어본 적 없는 사운드를 빚어냈다. 기타리스트 김우재, 하피스트 황세희, 가야금 연주자 유숙경은 마치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세 사람이 음악으로 대화를 나누듯,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이 낯설고도 아름다운 조화에 빠져들었다. '국악은 지루하다'는 편견이 완전히 깨지는 순간이었다.공연장을 나서는 관객들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흥분이 가득했다. 30대 관객 이모 씨는 "하프와 기타가 어우러진 예상치 못한 무대였다"며 "서양 악기와 국악기가 대화하는 듯한 순간이 정말 인상 깊었다"고 감탄했다. 국악을 처음 접했다는 10대 관객 정모 씨 역시 "전혀 낯설지 않고 오히려 너무 흥미로웠다. 완전히 새로운 음악 세계를 경험한 기분"이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는 이번 축제가 노리는 지점이기도 하다. 황병기를 오마주한 '깊은 밤', 하프 협주곡 '달하노피곰' 등 실험적인 레퍼토리는 국악이 가진 즉흥성과 서정성을 극대화하며 K팝을 넘어 한국의 깊은 정서를 전달할 새로운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개막 공연의 열기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16일 KBS국악관현악단과 바이올리니스트의 만남을 시작으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전주, 강원, 서울 등 전국의 실력파 국악관현악단 10개가 차례로 무대에 올라 저마다의 색깔을 뽐낼 예정이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이번 축제는 국악관현악이 나아갈 미래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K팝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국악의 화려한 반란이 시작됐다. 이번 축제가 과연 국악관현악을 대중음악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모두의 이목이 세종문화회관으로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