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걸리면 '이 약' 처방받으세요…오늘부터 건강보험 적용 시작, 대상자는?

2025-10-17 17:46

 전국에 때 이른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주의보가 내려졌다. 질병관리청은 외래환자 중 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비율이 유행 기준을 넘어서자 17일 0시를 기해 전국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월 2024-2025절기 유행주의보가 해제된 지 불과 넉 달 만의 일로, 지난해 12월에 발령됐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으로 빠른 확산세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도 전에 독감의 공습이 시작된 셈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미 10월 첫째 주(40주차)에 외래환자 1천 명당 독감 의사환자 분율이 12.1명으로 유행 기준인 9.1명을 훌쩍 넘어섰으며, 확산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독감 확산세는 통계 수치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독감 의사환자 분율은 9월 셋째 주(38주) 8.0명에서 넷째 주(39주) 9.0명, 10월 첫째 주(40주) 12.1명을 거쳐 둘째 주(41주)에는 14.5명까지 치솟으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유행은 소아·청소년층을 중심으로 거세게 번지는 양상이다. 41주차 기준으로 7~12세 학령기 아동의 의사환자 분율은 24.3명에 달해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고, 1~6세 영유아 역시 19.0명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실제 호흡기 검체에서 독감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비율 또한 9월 말 2%대에서 10월 초 8%대로 4배 가까이 급증해, 지역사회 내 감염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행히 현재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는 주로 A형(H3N2)으로, 이번 절기 백신에 포함된 균주와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예방접종을 통해 충분히 유행을 막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또한, 타미플루 등 기존 항바이러스제에 대한 내성 변이도 발견되지 않아 치료에도 큰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다. 독감 유행 주의보가 발령됨에 따라 즉각적인 혜택도 주어진다. 소아,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이 독감 의심 증상으로 병원을 찾을 경우, 항바이러스제 처방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약값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방역 당국은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으로 예방접종을 꼽으며 고위험군의 적극적인 참여를 강력히 권고하고 나섰다. 정부는 현재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무료 독감 예방접종 사업을 시행 중이다. 주소지와 상관없이 신분증만 지참하면 가까운 지정 위탁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접종받을 수 있다. 생후 6개월부터 13세 어린이와 임신부, 만 75세 이상 어르신은 이미 접종이 진행 중이며, 만 70~74세는 오는 20일부터, 만 65~69세는 22일부터 순차적으로 무료 접종이 시작된다. 접종 가능한 의료기관은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아재들 음악 아니었어? K팝 다음 주자로 떠오른 국악의 충격적인 배신

진을 기록하며 심상치 않은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특히 18일 전주시립국악단과 25일 서울시국악관현악단 공연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순식간에 동이 나버렸다. K팝 애니메이션의 인기로 한국적 리듬의 힘이 증명된 지금, 'K-사운드'의 원류로 평가받는 국악이 세련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입고 대중의 심장을 정조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축제는 국악이 더 이상 고리타분한 옛것이 아닌, 가장 현대적이고 '힙한' 음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이 되고 있다.그 화려한 신호탄은 지난 15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쏘아 올렸다. 김성진 지휘자가 이끈 개막 무대는 그야말로 파격과 신선함 그 자체였다. 국악 공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클래식 기타와 하프가 전면에 나섰고, 여기에 우리 전통 악기인 가야금이 어우러지며 지금껏 들어본 적 없는 사운드를 빚어냈다. 기타리스트 김우재, 하피스트 황세희, 가야금 연주자 유숙경은 마치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세 사람이 음악으로 대화를 나누듯,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이 낯설고도 아름다운 조화에 빠져들었다. '국악은 지루하다'는 편견이 완전히 깨지는 순간이었다.공연장을 나서는 관객들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흥분이 가득했다. 30대 관객 이모 씨는 "하프와 기타가 어우러진 예상치 못한 무대였다"며 "서양 악기와 국악기가 대화하는 듯한 순간이 정말 인상 깊었다"고 감탄했다. 국악을 처음 접했다는 10대 관객 정모 씨 역시 "전혀 낯설지 않고 오히려 너무 흥미로웠다. 완전히 새로운 음악 세계를 경험한 기분"이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는 이번 축제가 노리는 지점이기도 하다. 황병기를 오마주한 '깊은 밤', 하프 협주곡 '달하노피곰' 등 실험적인 레퍼토리는 국악이 가진 즉흥성과 서정성을 극대화하며 K팝을 넘어 한국의 깊은 정서를 전달할 새로운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개막 공연의 열기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16일 KBS국악관현악단과 바이올리니스트의 만남을 시작으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전주, 강원, 서울 등 전국의 실력파 국악관현악단 10개가 차례로 무대에 올라 저마다의 색깔을 뽐낼 예정이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이번 축제는 국악관현악이 나아갈 미래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K팝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국악의 화려한 반란이 시작됐다. 이번 축제가 과연 국악관현악을 대중음악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모두의 이목이 세종문화회관으로 집중되고 있다.